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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의 경제사[펌]

d푸른하늘b 2009. 2. 25. 10:24

[NIE 맞춤노트] 金의 경제사
19세기, 금이 곧 화폐…화폐가치 금으로 표시
20세기, 금융위기에 달러등 돈가치 하락하자 투자자들 안전자산으로 금선호 뚜렷
일반인들도 금상품 찾아 `新 골드러시`

연일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내 금 시세는 한 돈(순금 3.75g)에 소매가로 20만원까지 치솟았다. 금을 향한 자본의 쏠림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이다. 국제 투기자본이 금을 매입하고 있으며 일반인들도 금 펀드나 금 통장 같은 간접투자상품을 통해 금에 투자하고 있다. 바야흐로 `신(新)골드러시(gold rush)`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타 투자 대상이 맥을 못 출 때마다 뜨는 금.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한 금의 경제사(史)를 정리했다.

◆ 19세기 : 금본위제

= 19세기에는 금이 그 자체로 화폐 구실을 했다. 쉽게 쪼개거나 붙일 수 있고 장기간 가치가 변하지 않으며 감별이 쉬울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희소해 가치가 유지된다는 점 때문에 화폐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었던 것이다.

이를 통화제도에 적용한 것이 바로 금본위제다. 금본위제도란 각국이 자국 화폐단위의 가치를 순금의 일정량으로 정해 놓고, 금화의 무제한 주조와 자유로운 수출입을 허용하며 지폐나 예금통화 등은 아무런 제한 없이 금화와 교환이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금본위화폐의 특징은 다른 국가와의 물가수준과 비교해서 환율을 정하는 게 아니라 국제적인 금 시세에 따라 환율이 정해지기 때문에 금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 한 그 가치가 수십, 수백 년이 지나도 금의 가치 수준으로 안정되므로 화폐가치가 심하게 변하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즉 인플레이션과 통화량 과잉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역으로 발행할 수 있는 화폐의 양이 한정된다는 점은 금본위제도의 큰 결점이었다.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화폐 수요가 증가하는 데도 불구하고 화폐의 유통량이 제한되므로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또한 금본위제도는 이른바 `고정환율제도`이기 때문에 국가는 국제수지 적자가 발생할 경우 강력한 긴축 재정을 써서 국민소득을 감소시키거나 수입을 줄이기 위한 각종 통제를 가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일시적으로는 국제수지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했으나 대내적으로는 자원 배분을 왜곡했으며, 실업문제와 같은 국내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20~21세기 : 여전히 주목받는 `금`

= 오늘날 금본위제도는 사라졌고 많은 나라가 관리통화제도(managed currency system)를 실시하고 있다. 관리통화제도는 각 국가의 통화량을 금 보유량 증감에 관련시키지 않고 통화정책당국(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국가 정책목적에 따라 자국의 상황에 맞게 통화량을 관리 조절해 나가는 제도를 말한다. 상대적으로 금의 경제적 비중이 줄었지만 금은 투자대상으로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금 자체가 가진 물리적 특성 때문이다. 금은 희소성이 있으며 성질이 변하지 않고, 그 자체가 보석으로서 가치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가격이 떨어져도 종이 화폐처럼 휴지조각이 되어버릴 염려가 없다. 따라서 금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되는 일종의 화폐가치로서의 본원적 기능을 갖고 있는 안전자산인 것이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의 지하에는 세계 최대 규모 금괴 보관소가 있다. 이곳에 보관 중인 금괴의 시가는 약 1000억달러(약 100조원)로 무게는 약 5700t. 금괴의 주인은 대부분 외국 중앙은행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 같은 국제 금융기관들이며 나머지 약 5%가 미국 정부 소유라고 한다. 금본위제도를 포기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물론 여러 나라들이 자국 보유 금괴를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하고 있는 것이다.

변민아 동구여상 교사
금은 세계경제 지표로도 통한다. 금 가격은 곧 그 화폐의 가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금값이 올랐다는 것은 말 그대로 금의 가치는 변화가 없으나 화폐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이므로 경기가 나빠지면 금값이 오른다고 해도 틀림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고 무형의 자산가치를 표시해 놓은 유가증권보다 실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는 상황에서는 금이 자산으로서 매우 큰 매력을 지니게 된다.

정책당국과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판단하는 지표로 금값을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다시 말해 금값은 국채, 주식, 은 등 여타 자산처럼 그 수익률에 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은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달러 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돼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올 하반기 정도에 미국의 경기부양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자본은 또다시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주식이나 기타 투자상품으로 이동하면서 금값은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금융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고, 미국이 구제금융 방안으로 천문학적인 달러를 시장에 공급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아지면서 금값도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달러 과잉 공급은 필연적으로 나중에 인플레이션을 심하게 야기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 금이나 원유, 곡물 같은 실물상품과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원유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결정한 만큼 지금 수준에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에는 세계경제 침체로 모든 자산가치가 급락하면서 원자재 역시 예외가 아니었는데, 최근 원자재시장 움직임을 보면 등락을 반복하고 있으나 하락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국제유가를 비롯해 산업용 금속류인 구리, 주석 등 일부 원자재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원자재 가격이 조금씩 꿈틀거리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반등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일부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요의 회복이라기보다는 생산 감소에 따른 일시적 반등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최근 금값 왜 오르는가

= 금으로 돈이 몰리는 이유는 투자처로서 안전하기 때문이다. 물가 변동에도 가치가 변함없는 특성도 금의 매력 중 하나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고, 환율의 변동이 금융시장에 소동을 일으키는가 하면 평가절하 되는 경우도 다반사지만 금은 다르다. 실물자산이라 물가가 오르는 만큼 가격이 오른다.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금의 특성은 매력을 배가시킨다. 금은 전 세계 어디서나 화폐 대접을 받으며 통용될 수 있어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물자산 가치 하락을 걱정할 이유가 없다.

공급이 줄어 금값이 오른 점도 금 수요를 늘리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금 생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전력난을 겪으면서 주요 광산업체들이 운영을 중단해 금 생산량이 77년 만에 최소치로 감소했다.

[정리 = 김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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