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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실직사태 vs 깜짝실적…월街 롤러코스터

d푸른하늘b 2009. 7. 16. 10:36

美경제, 실직사태 vs 깜짝실적…월街 롤러코스터
골드만 어닝서프라이즈로 회복기대 확산
인플레ㆍ대출연체율 급등…더블딥 갈수도

◆미ㆍ중 경기진단 / 미국경제의 두얼굴◆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의 경기회복 기대는 높았다. 특히 뉴욕증시는 3월 이후 `황소장세`를 연출했다. 수개월 동안 이어진 폭락장에 마침표를 찍는 분위기였다.

어느 순간 분위기는 확 바뀌었다. 6월 실업통계가 밝혀지고 각종 경기지표가 발표되면서부터다. 경기 회복론은 `반짝 기대`로 끝났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시장의 촉매제로 나섰다. 14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올 2분기 순이익이 34억4000만달러(주당 4.9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22명의 시장 전문가들 예상치 평균(주당 3.65달러)은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수치(주당 4.58달러)도 넘어서는 실적이다.

세계 최대 헬스케어 용품업체인 존슨앤존슨도 전문가들 예상치(주당 1.12달러)를 뛰어넘은 2분기 순이익(주당 1.15달러)을 기록했다.

미국 소매판매도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여 실물 경제가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미국 상무부는 14일 6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0.4%)를 웃도는 수치다.

다시 경기회복 기대에 대한 불을 지핀 셈이다. 미 정부도 하반기 회복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의 재추락이 거론되는 등 불안한 상태다. 도대체 미국 경제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 뉴욕증시에 다시 불 지펴

= 미국 정부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투입했다. 동시에 `양적완화`라는 팽창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시중에 돈을 마구 뿌린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속히 추락하던 뉴욕증시는 주춤해졌다. 추락하던 경제성장도 다소 완화됐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로 -6.3%였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올해 1분기엔 마이너스 5.5%로 나타나 여전히 침체를 이어갔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지만 하락세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내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져갔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 망해갈 것 같던 금융회사들이 1분기에 `깜짝 실적`을 내면서 뉴욕증시에 불을 붙였다.

대신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확산됐다. 7870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책과 완화된 통화정책으로 시중에 뿌려진 돈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조하임 펠스 모건스탠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양적 완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소비자기대심리 악화

=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미미한 문제로 사라졌다. 실업사태가 불거지면서부터다. 지난 6월 실업률은 9.5%. 26년 만에 최고 수치다. 앞으로도 문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마저 실업률이 연내 10%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다. 경기부양책 때문에 실업상황이 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던 기대를 저버린 셈이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 실업 등으로 가계 사정이 어려워지자 카드 빚이나 가계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시장 붕괴를 예고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 초부터 "가계와 기업의 과다한 부채, 실업자 증가, 소비 위축 등이 미국 경제 회복의 걸림돌"이라며 더블딥(Double Dip)을 경고하고 나섰다. 더블딥은 회복되던 경제가 다시 꺾이는 현상을 뜻한다.

추가적인 경기부양론도 등장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6월 실업 수치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기업투자도 지난 1분기에 37%나 줄었다. 넉 달 연속 호전되던 소비자기대심리도 최근 다시 악화됐다.

[뉴욕 = 김명수 특파원]

중국경제의 명암…대출 급증 과잉유동성 걱정
明, 소비ㆍ투자가 바닥탈출 견인
車 판매량 세계1위…산업생산 활기
부동산 거품 우려 긴축 선회 가능성

◆미ㆍ중 경기진단◆

중국 경제가 소매판매ㆍ투자 등이 지속적으로 호조세를 나타내고 수출 감소세도 완화되면서 바닥을 벗어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4~5월에 6000억위안 안팎으로 다소 줄었던 신규대출이 6월에 다시 1조5300억위안으로 늘어나며 과잉유동성 우려도 커져 부담도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 회복세에 충격을 주는 조치가 나올 가능성도 점친다.

지난 6월 중국 수출입 총액은 182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 줄었고, 수출은 21.4%나 감소했다. 여전히 수출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셈이지만 감소세가 둔해져 바닥 탈출 기대감이 커졌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심고 있는 것은 소비ㆍ투자 지표다. 중국 정부가 자뎬샤샹(家電下鄕ㆍ농촌 가전제품 구매보조금제)ㆍ가전제품 교체 지원 등을 통해 소비진작에 나서면서 소매판매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5월 중국 실질소매판매는 16.4%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며 지난 86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5월만 따져도 15.2% 늘어난 1조28억위안에 달한다.

올 상반기 중 자동차 판매량도 609만8000대에 달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17.7%나 증가했다. 6월까지 4개월간 연속으로 100만대를 넘어선 판매고다. 중국의 새 차 판매량은 올 상반기 내내 미국ㆍ일본을 앞질러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투자도 순조롭다. 지난 1~5월 중국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9% 늘어났다. 시장예상치였던 31%를 웃도는 수준이다. 새로 착공한 프로젝트 수와 투자 규모도 많이 늘었다. 1~5월 신규 착공 프로젝트 총규모는 5조3300억위안으로 1~4월에 비해 40%나 증가했다. 투자ㆍ소매판매 증가로 산업생산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 5월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늘었다. 4월 7.3%에 비해서도 더 올라간 수치다. 이런 추세는 6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중국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져가고 있지만 불안감도 여전하다. 특히 실물경제 회복 속도에 비해 대출 증가가 너무 빨리 이뤄지면서 유동성 과잉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 부동산ㆍ주식시장 상승속도도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상승 중이다. 지난 1~5월 중국 상품방 거래면적은 2억4644만㎡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5%나 늘어난 셈이다. 상품방 거래금액도 1조1389억위안으로 45.3%나 늘어났다.

올해 들어 1~6월 금융사 신규 대출은 7조3700억위안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당초 5조위안으로 잡았던 올해 전체 신규 대출 목표치를 일찌감치 넘어서 일각에선 10조위안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중국 인민은행 리둥룽(李東榮) 행장조리는 13일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에서 "신규 대출 자금이 주식ㆍ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며 "통화ㆍ신용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의 이 같은 대응 움직임에는 신규 대출이 급격하게 늘면서 번진 부실채권ㆍ자산거품 우려가 자리잡고 있다. 시중에 풀린 돈이 실물로 가지 않고 주식ㆍ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최근 왕화칭(王華慶) 중국 은행감독위원회 기율검사위원회 서기도 "은행들이 대출을 분산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어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중국 금융당국의 긴축 통화정책 선회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수출ㆍ실물경기 완전회복을 예단하기 힘든 만큼 `미세조정`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없지 않다. 주시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리서치센터 소장은 "확장정책 기조를 바꾸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베이징 = 장종회 특파원]
"예측하지 못한 충격 또 온다"
월가 몰락이 9ㆍ11 테러가 그렇게 갑자기 온 것처럼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금융위기 예언<블랙 스완>저자
제10회 세계지식포럼 one Asia, New Economic Order & Recovery
10월 13~15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미국은 아직 붕괴의 한복판경기부양보다 부채부터 줄여

◆세계지식포럼 / Speaker`s Insight ①◆

2007~2008년은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낙관적 전망만 앞세우다 대공황 이래 최악의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복병을 만났기 때문이다. 18년 이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지내며 경제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마저 주택 거품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해가지 못했다.

어느 누구도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예상하지 못하던 2007년, 월가 전문투자자 출신인 나심 니컬러스 탈레브 뉴욕대 폴리테크닉 연구소 교수가 책 한 권을 가지고 혜성처럼 나타났다. 그 책이 바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17주 연속 오르고 31개 언어로 번역ㆍ출판된 글로벌 베스트셀러 `블랙 스완(The Black Swanㆍ검은 백조)`이다. 탈레브 교수는 블랙 스완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릴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리고 그 예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시스템 붕괴와 경제위기가 현실화하면서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블랙 스완의 기원은 이렇다. 오랫동안 `백조는 반드시 희다`는 통념이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8세기 호주 대륙에서 검은색 백조가 발견되자 기존 통념은 완전히 무너졌다. 수천 년간 이어져온 믿음과 진리가 호주에서 발견된 검은 백조 때문에 깨진 것. 이처럼 블랙 스완은 한마디로 기대치 밖에 위치해 예상하기 어려운 극단값을 의미한다. 그러나 결코 있을 것 같지 않은 블랙 스완이 나타나면 세상을 뒤집을 정도로 파장과 후폭풍을 몰고 온다. 따라서 모든 것을 과거 경험과 통계치만 가지고 전망하는 것 자체가 탈레브 교수에겐 비판 대상이다. 경제학자들이 기존 경제모델을 기초로 내놓는 경제 전망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결코 예측하기 힘든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같은 극단적 사태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탈레브 교수는 경제 위험을 예측하지 못한 이들 기존 경제집단에 지침을 구하는 것은 장님에게 길을 묻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이제 블랙 스완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쓰이고 있다. 탈레브 교수가 블랙 스완으로 꼽는 다른 사례로는 9ㆍ11테러, 구글의 성공 등이 있다.

블랙 스완의 성공으로 탈레브 교수는 전 세계가 귀를 기울이는 스타 경제전문가가 됐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전 세계 미디어가 관심을 기울인다.

경기 바닥론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최근 탈레브 교수가 전 세계 경제시스템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천문학적 규모의 부채(debt)다.

13일 FT 기고문을 통해 탈레브 교수는 1980년대 국내총생산 대비 3배에 육박할 정도로 불어난 부채 규모가 세계 경제 회생에 가장 큰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부채가 문제가 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 과다 차입을 한 기업들은 이자 부담과 차입 능력 축소 때문에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감당할 힘이 약해진다는 점이다. 부채가 개별 기업은 물론 전체 경제시스템의 취약성을 키운다. 둘째, 글로벌라이제이션 확산으로 오히려 경제시스템에 복잡성이 확대되면서 예측 불가능한 블랙 스완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예측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들이 더욱 보수적인 자본구조를 갖춰야 하지만 일부 사모펀드, 자택 소유자, 일부 투자자들은 무절제하게 부채를 쌓아갔고 결국 위험을 맞았다.

셋째, 부채의 좋지 않은 특성이다. 부채는 부도로 휴지 조각이 되기 전까지는 그 위험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에는 현대 금융공학의 총아라는 이름으로 탄생한 복잡한 파생상품이 금융시스템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

부채가 글로벌 경제시스템을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탈레브 교수가 제시하는 유일한 해결책은 모든 산업 부문에서 조직적이고 시스템적인 방식을 통해 부채를 지분으로 출자전환하는 것이다. 일례로 변제 능력을 상실한 자택 소유자를 압박하는 대신 은행이 차입자를 찾아가 일정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저리 이자를 제안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기존 경험에 기반해서 실행하는 경기 부양책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탈레브 교수는 전 세계적인 정부 부양책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제의 과도한 오버슈팅(과도한 상승) 혹은 과도한 언더슈팅(과도한 하락)을 가져와 경제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정부 재정적자도 위험하다. 경제 성장 전망치가 빗나갔을 때 국가재정이 통제 불능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중앙은행의 무차별적인 통화창출이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그가 고문으로 있는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수익을 내는 상품 투자에 나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미국 금융시스템은 붕괴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자산가치를 부풀리는 경기 부양책 대신 디레버리지(차입 축소)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he is

1960년 레바논에서 태어난 탈레브 교수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친 후 파리 도핀 대학에서 경영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UBS, CS-퍼스트 보스턴(현 크레디트스위스), 뱅커스 트러스트, BNP 파리바 등을 거치며 월가에서 일했고 현재 뉴욕대 폴리테크닉 연구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제10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어떤 글로벌 경제 전망을 내놓을지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박봉권 기자 / 김규식 기자 /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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