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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필요한건 허벅지·허리 근육

d푸른하늘b 2014. 2. 1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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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힘으로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 선수(25). 이상화 선수가 기록을 달성하게 된 비결은 하체 힘에 있다. 이상화 허벅지 둘레는 `꿀벅지`라는 별명처럼 2009년 57㎝, 2012년 60㎝(23인치)로 웬만한 여성 허리둘레와 같다.

스케이팅은 미끄러운 얼음판 위에서 스케이트의 얇은 날 위에 체중을 싣고 달리는 운동이다. 갑자기 멈추거나 코너를 돌아야 할 때 발목이나 무릎에 힘이 많이 전달돼 발목 염좌나 무릎연골 손상 등 부상 위험이 높다. 특히 코너를 돌 때는 체중의 4~5배에 달하는 무게가 한쪽 다리에만 집중돼 무릎연골 부상 위험이 높다. 결국 몸의 균형을 잡아주며 스피드를 내는 원동력은 엉덩이와 허벅지 근육이다.

나영무 솔병원 원장은 "엉덩이 근육은 상반신과 하반신을 연결하는 중요한 부위로 몸의 균형을 잡아주고, 탄탄한 허벅지 근육은 폭발적인 추진력을 지속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엉덩이ㆍ허벅지 근육은 운동선수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근육이다. 골프에서도 엉덩이와 허리근육을 포함한 몸통 근육, 즉 체간근을 사용해야 공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

손이나 손가락처럼 작은 관절과 근육만을 사용해서는 공을 제대로 맞힐 수 없다. 축구도 엉덩이와 허리근육을 사용해 공을 차야 강력하고 정확한 슈팅이 가능해 골 득점력을 높일 수 있다.

나영무 원장은 "운동처럼 일반인도 근력을 키워 근육을 튼튼하게 해야 꼿꼿하게 걷고 고혈압, 당뇨병을 비롯해 요통, 관절통, 골절 등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근육은 우리 몸무게 중 절반을 차지하며 체온의 40% 이상을 생산한다. 근육 움직임이 부족하면 체온이 내려가 각종 질환을 초래한다. 체온이 낮아지면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비롯해 당이 충분히 연소되지 않고 그로 인해 생긴 잉여물이 고지혈증과 당뇨병(고혈당)까지 초래한다. 근육은 또한 인체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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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것도 근육 때문이다. 60조개나 되는 인체 세포가 생명을 유지하는 이유도 근육이 움직여주기 때문에 가능하다.

근육은 태어나면서 급속히 발달해 30대 남성은 체중의 약 40~45%, 여성은 약 35~40%를 차지한다. 근육량은 25~30세에 최고에 달했다가 40세 무렵부터 눈에 띄게 줄어든다. 특히 등 근육과 복근, 엉덩이 근육, 넓적다리 근육과 같이 큰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일본 근육운동 전문의로 손꼽히는 다케우치 마사노리 원장(오키나와 다케우치 정형외과)은 "근육 양은 30세쯤 정점에 달하고 40세 이후 해마다 1%씩 감소해 평균 수명에 해당하는 80세가 되면 절반으로 줄어든다"며 "활기차고 건강한 노년을 보내려면 늦어도 40대부터 근육운동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나이가 들면 엉덩이 부위 큰볼기근과 넓적다리 뒤쪽 햄스트링 근육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실제로 고령층 엉덩이 근육은 쭈글쭈글하고 근육이 거의 없어 뼈가 잡힐 정도다. 대퇴골 경부 골절의 주요 원인인 낙상도 큰볼기근과 햄스트링 근육이 약해서 발생한다. 큰볼기근과 햄스트링 근육이 있어야 자기 몸을 지탱할 수 있고 넘어지려고 할 때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엉덩이 근육이 약해진 또 다른 이유로 동양인의 잘못된 걷기 자세가 꼽힌다. 동양인은 넓적다리 앞쪽에 있는 `넙다리 네갈래근`과 함께 가자미근, 장딴지근으로 이뤄진 종아리 `장딴지 세갈래근`을 주로 사용해 무릎을 굽힌 구부정한 자세로 걷는다. 이렇게 걸으면 발이 땅에 닿을 때 무릎이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발 앞쪽이 땅에 먼저 닿아 어딘가에 걸리거나 무게중심을 옮기다가 넘어지기 쉽다. 또 엉덩이 근육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서양인들은 등을 곧게 펴고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로 발을 앞으로 뻗어 발뒤꿈치부터 땅에 디딘다. 이렇게 하면 큰볼기근과 엉덩허리근을 충분히 사용해 엉덩이 부위 근육에 탄력이 붙는다.

서구식 생활방식도 근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생활방식 변화로 침대와 의자, 식탁을 사용하게 되면서 엉덩이 근육을 쓸 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며 "최근 자주 발생하는 고관절 질환은 고관절이 원인이 아니라 엉덩이 근육이 줄어들어 빚어진 결과"고 설명했다. 근력은 운동을 통해 평소 쓰지 않는 근육을 단련해야 좋아진다. 또한 평소 하던 운동의 반대 방향으로 근육운동을 하면 신체를 균형적으로 발달시킬 수 있다.

근력운동은 어깨와 허리, 가슴, 복부, 다리 등 주요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켜 주는 아령이나 덤벨 들어올리기, 헬스클럽의 부위별 근력 강화, 요가 등이 좋다. 유산소운동으로 추천되는 걷기, 자전거타기, 조깅, 러닝머신도 근력운동에 좋다.

 

근력운동은 운동 종류보다 운동강도가 더 중요하다.
 
스포츠생리학에 따르면 운동강도는 1분 동안 맥박수로 측정하는데, 160에서 본인 나이를 뺀(160-나이) 숫자가 적절하다. 예를 들어 나이가 50세이면 `160-50=110회/분`으로 1분 동안 110회 이내로 맥박이 뛰게 운동을 하면 된다.

손일석 강동경희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운동은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원래 체력의 60% 이내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