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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올림픽 로봇분야 최연소 국가 대표 최문석.김원영 군[펌]

d푸른하늘b 2009. 3. 3. 21:52

대학보다 세계무대 노리는 당찬 17세
기능올림픽 로봇분야 최연소 국가대표 최문석ㆍ김원영군
금메달 따면 일류기업도 골라서 취업하죠
6개월간 하루 14시간 강훈련 세계1위 목표

2일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최연소 출전자인 최문석 군(17ㆍ왼쪽)과 김원영 군(17)이 태극마크를 단 유니폼을 입고 모교인 서울로봇고등학교 벤치에 나란히 앉아 금메달을 따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84%에 달하지만 대학 졸업자 다수가 `고학력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대한민국 대다수 학생은 대학에 진학한다.

기술ㆍ기능을 연마해 빨리 사회 적응에 나서기보다는 `가방끈`을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과도한 대학 진학률은 대학 진학자 본인에게도 시간적ㆍ경제적 낭비고 국가적으로도 그렇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지 말고 취업하라고 권고할 수도 없는 게 우리 시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이런 현실에서 세계 무대를 상대로 기술ㆍ기능 겨루기에 나선 두 명의 기술고등학교 학생이 화제다. 주인공은 오는 8월 25일부터 15일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되는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44명 가운데 막내인 최문석 군(17)과 김원영 군(17). 서울로봇고등학교 3학년인 최군과 김군은 지난해 12월부터 치러진 3번의 평가전을 거치며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끝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회에 임하는 최군과 김군의 각오는 사뭇 진지하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서 한국의 기술ㆍ기능을 세계에 떨쳐 보이겠습니다." "금메달을 따서 취업과 대학 진학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다 잡아아죠."

이들이 참가하는 부문은 모바일로보틱스. 주어진 과제대로 로봇 움직임을 프로그래밍하고 로봇을 제어하는 종목이다. 지난 대회까지 시범직종이었다가 이번에 처음 정식직종이 됐다. 첫 정식직종인 만큼 첫 금메달을 따내 세계 기능 역사에 이름을 남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중학교 졸업 후 기능인의 길을 걷기 위해 로봇고등학교에 들어간 두 학생의 1차 목표는 내년 대기업 취업이다. 이미 삼성과 현대 등 대기업에서는 전국기능대회 상위 입상자를 특채 형식으로 기술직 직원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무리 없이 1차 목표는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군은 "국가대표 선수가 돼 자랑스럽고, 이미 전국기능경기대회 입상으로 삼성 등 대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처럼 이번에 꼭 금메달을 따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싶다"며 "직장에서 기술을 더 배운 뒤 대학에 진학해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기술ㆍ기능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두 선수는 학교에서도 별종으로 불릴 만큼 밤을 지새우며 연습했다. 모바일로보틱스 부문은 C언어나 그래픽언어를 이용한 프로그래밍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두 명이 함께하는 직종이다 보니 서로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계속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김군은 "우리나라 로봇 생산 규모가 세계 4위라지만 산업용 로봇에 국한돼 있기 때문에 개인용 로봇으로서 유용한 모바일로봇을 연구해 누구보다 앞서 나가고 싶다"며 "모바일로보틱스 분야 1인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최종 목표다. 나이는 어리지만 자기 분야의 세계 1인자를 목표로 기술ㆍ기능 연마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대회에 함께 출전하는 선배 국가대표 사이에서도 모범이 되고 있다.

최군은 "대한민국이 IT 강국을 넘어 로봇강국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기능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기술 연마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군과 김군은 앞으로 남은 6개월 동안 하루 12~14시간 훈련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다듬을 계획이다.

산업인력공단은 최근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 44명을 최종 확정하고 지난달 22~28일 합숙 워크숍을 개최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들은 대부분 1988~1992년 사이 태어난 `젊은` 기능인들이다.

한국은 지난 1967년 스페인 마드리드대회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대회에 한 번도 빠짐 없이 참여해 왔으며 15차례나 종합우승 영예를 안아 기술강국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기능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는 상금과 훈장, 병역특례(산업기능요원), 대학 장학금 등 다양한 특혜가 주어지고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상금 5000만원과 동탑산업훈장이 주어진다.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기술강국 명성을 높여가고 있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기술ㆍ기능인 위상이 과거보다 못한 게 사실"이라며 "젊은 기술ㆍ기능인이 많이 나와 경제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재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