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천도예의 황순석 작가(왼쪽)가 작업실에서 청자 항아리를 빚고 있다. 손으로 흙을 다듬어 가마에 굽는 것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도자기 제작 방식이다. 그래서 도자기 작품 하나 하나에는 작가의 땀이 그대로 배어 있다. 부인 최은수 씨가 황 작가를 돕고 있다. 이천=서영수 전문기자 kuki@donga.com |
호리호리 가는 몸매로 시간을 버티고 서있는 도자기는 참 신기하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기술이 발달해도 도자기에는 변하지 않는 매력이 있다. 태고 때와 마찬가지로 도자기는 여전히 흙에서 태어나 불에서 자란다. 정밀 기계로도, 컴퓨터로도 재현할 수 없는 것이 선인(先人)의 재주다. 요즘도 그 재주를 잇기 위해, 또는 뛰어넘기 위해 도공은 산 속에서 땀을 흘리고 공을 들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변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치는 그대로일지 몰라도 모습은 그 살아가는 시대를 닮아가는 것이 또 도자기다. 고려의 청자가 그랬고 조선의 백자가 그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굽는 예술가의 성향과 감각에 따라 현대를 반영하는 것이 도자기다. 도자기는 늘 생활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청자의 비색에서 또는 백자의 순수에서 옛 정취를 찾기보다 현실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요즘 도자기를 굽는 예술가들의 방식이다.
코스모스가 온통 가을을 흔들어 대던 지난달 28일 찾아본 경기 이천시에서도 도자기의 향기를 한껏 즐길 수 있었다. 340개가 넘는 요장(窯場)과 공방, 판매장, 도예교실이 모인 이천은 한국의 대표적인 ‘도자기 고장’ 가운데 하나다. 특히 공방과 판매점 40여 곳이 밀집한 ‘사기막골 도예촌’은 전통의 향기와 현대의 감각이 어우러진 곳이어서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도 자주 찾는 명소다.
# 2 이천 도자기 공방의 매력은 그 다양성에 있다. 도자기를 굽는 가마가 있는 요장마다, 가게마다 전시된 도자기가 모두 개성이 다르고 쓰임새가 다르다. 가격으로 따지면 몇만 원짜리 소품부터 몇천만 원짜리 대작까지 모두 멀지 않은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굳이 가격으로 그 수준의 높낮이를 따질 것도 아니다.
장식장 한구석을 차지하는 ‘작품’이 아닌, 실제로 쓰이는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요즘 도예가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신진, 중견 작가들이 어울려 판매장을 낸 사기막골 도예촌에서도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의 생활 도자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작은 그릇을 주로 취급하는 ‘신창희 그릇’에서는 원색의 가로무늬가 알록달록 새겨진 소품 도자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분청사기 작업을 주로 하던 신창희 작가는 20년 전부터 독특한 색감의 채색 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한 모양과 색감이 경쾌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가게를 지키고 있던 신 작가의 부인 민승매 씨는 “신혼부부처럼 젊은층이 많이 관심을 갖는 편”이라며 “이 도예촌에는 전통 도자기를 작업하는 공방이 많았지만 요즘은 현대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자기와 현대 자기가 절반씩”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 이곳에 터를 잡은 도예공방 ‘토루’에는 젊은 작가 곽경태 씨의 작품이 주로 전시돼 있었다. 곽 작가는 흙과 유약을 직접 만들고 굽는 작업도 가스 대신 장작 가마를 고집한다는 것이 이 가게의 설명이다. 거친 듯 소박하면서도 제 할 말은 다 하는 듯한 항아리며 접시들이 한데 모여 자기들만의 살림을 이루고 있었다. 분청사기로 만든 생활 자기다.
이천=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디자인=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장식장 한구석을 차지하는 ‘작품’이 아닌, 실제로 쓰이는 도자기를 만드는 것이 요즘 도예가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신진, 중견 작가들이 어울려 판매장을 낸 사기막골 도예촌에서도 이런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의 생활 도자기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작은 그릇을 주로 취급하는 ‘신창희 그릇’에서는 원색의 가로무늬가 알록달록 새겨진 소품 도자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분청사기 작업을 주로 하던 신창희 작가는 20년 전부터 독특한 색감의 채색 자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기자기한 모양과 색감이 경쾌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가게를 지키고 있던 신 작가의 부인 민승매 씨는 “신혼부부처럼 젊은층이 많이 관심을 갖는 편”이라며 “이 도예촌에는 전통 도자기를 작업하는 공방이 많았지만 요즘은 현대적인 작업을 하는 작가도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 자기와 현대 자기가 절반씩”이라고 덧붙였다.
2001년 이곳에 터를 잡은 도예공방 ‘토루’에는 젊은 작가 곽경태 씨의 작품이 주로 전시돼 있었다. 곽 작가는 흙과 유약을 직접 만들고 굽는 작업도 가스 대신 장작 가마를 고집한다는 것이 이 가게의 설명이다. 거친 듯 소박하면서도 제 할 말은 다 하는 듯한 항아리며 접시들이 한데 모여 자기들만의 살림을 이루고 있었다. 분청사기로 만든 생활 자기다.
이천=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디자인=박초희 기자 cho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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