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용어

위기에 빛난 카리스마

d푸른하늘b 2009. 6. 23. 20:29

[CEO 변화의 리더십] 정준양 포스코 회장
위기돌파 방법은 변신뿐, 임직원 모두 VIP가 돼라

포스코는 무겁다. 글로벌 철강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강력한 추진력이 `미덕`으로 굳어졌지만, 발빠르게 변화하는 가치는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했다. 그랬던 포스코가 변하고 있다. 내부에는 전에 없던 소통의 채널이 생겨났다. 기업의 비전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고 그 비전의 저변에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글로벌 패러다임과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이 취임한 지 이제 갓 100일을 넘기고 있지만 안팎에서 느끼는 포스코의 변화는 1년 이상 된 듯한 무게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 취임 후 첫 근무지는 LNG선 건조 현장

= 정 회장은 최악의 시점에 포스코 회장이란 짐을 떠안았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급속히 전이돼 세계 철강업계는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올해 감산에 나선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그러나 정 회장은 오히려 "2009년이 포스코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 현실보다 부지불식간에 파고들 수 있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창조와 혁신의 정신으로 다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조직 내부 소통이다. 취임 후 정 회장이 선택한 첫 근무지는 포스코센터 29층의 넓은 회장실이 아니라 용접봉의 뜨거운 불꽃과 굉음이 섞인 울산의 현대중공업 LNG선 건조 현장이었다. 국내로, 국외로 정준양 경영의 방점은 `현장`에 두어져 있다. 그는 내부 소통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포스코그룹 정보공유 포털사이트에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 등을 담은 CEO 블로그를 개설했다. 직원과의 조찬간담회에서 나온 내용을 공유하는 `CEO와 함께하는 아침`이라는 코너도 주목을 끈다. 소통의 채널을 강조하겠다는 의지다.

◆ 신기술은 무한경쟁시대의 유일한 생존 수단

= 정 회장이 생각하는 리더는 `VIP`다. 정 회장은 신임 임원 대상 특강에서 "임원은 VIP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VIP란 그것은 매우 중요한 사람(Very Important Person)이 아닌 비전(Vision), 통찰력(Insight), 철학(Philosophy)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리더를 승용차로 비유하자면 전륜구동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직원 역시 VIP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VIP는 `매우 혁신적인 사람(Very Innovative Person)`을 뜻한다. 정 회장의 이러한 인재관은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실현되고 있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토요학습 참석 대상을 그룹사 부장급까지 확대하고 매월 둘째주에 수요 인문학 강좌를 새롭게 시행했다. 인재 양성의 목적은 신기술 개발이 최우선이다. 신기술은 무한경쟁시대에 포스코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정 회장의 도전은 포스코를 철강업계의 도요타로 만드는 것. 도요타의 혁신 방법을 철강제조 공정과 경영 기법에 접목시키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를 더 강한 회사, 불황에 강한 회사, 진정한 글로벌 넘버원 회사로 만드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포스코는 이미 1분기에 4153억원의 원가를 줄였고, 올해 원가절감 계획을 1조2955억원으로 크게 늘려잡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열린 `철강사랑 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정 회장은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직접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마라톤 대회 참가자들에게는 자전거 200대를 경품으로 제공했다.

정 회장은 최근 `자전거 전도사`를 자임한다. 포항과 광양제철소는 전 임직원이 자전거를 더 많이 탈 수 있도록 도로를 정비하고 보급 대수를 늘리고 있다.

자전거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정 회장 취임 이후 `금연 기업`으로 거듭났다. 포스코는 1만6000여 전 직원의 금연을 추진하는 흡연율 제로 운동에 도전하고 있다.

포스코의 신성장동력 역시 `녹색성장`이다. 궁극적인 꿈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포스코`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탄소 대신 수소를 이용해 산소를 분리해내는 `수소환원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직 기술이 개발돼 실제 제조 공정에 적용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굴뚝산업`의 대표 주자인 철강업체가 꿈꾸는 비전으로는 파격적이다.

그는 "전통적인 철강기술의 발전은 베지멘스 등 서구 기술자들이 주도했다면 앞으로의 친환경 철강기술의 역사는 포스코에 의해 쓰여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정 회장은 취임식에서 3대 경영방향 중 하나로 `환경경영`을 선포하고 "에너지 다소비 기업, 이산화탄소 배출이라는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 회장은 또한 향후 포스코를 복합소재 기업으로 만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강 소재를 대체할 수 있는 알루미늄, 티타늄, 마그네슘, 페로망간, 탄소섬유와 같은 아이템을 개발 중이다.

아울러 철강-에너지-건설의 3개 축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태양광발전, 소수력발전, 심해, 풍력발전 등의 그린 에너지 사업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 He is…

△1948년 경기도 수원 출생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공업교육과 졸업 △75년 포스코 입사 △2002년 EU 사무소장(상무이사) △2004년 광양제철소장(전무이사) △2006년 생산기술부문장(부사장) △2007년 포스코 사장 △2009년 포스코 회장, 한국철강협회장

[박종욱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이석채 KT 회장
주인의식ㆍ혁신ㆍ효율 3원칙
All New KT 구축에 선봉

지난 1월 KT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석채 회장. 당시 KT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해 있었다. 자회사인 KTF 사장과 전임 KT 사장이 수뢰 혐의로 잇달아 구속됐다. 100년 통신기업인 KT 본사는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얼룩졌다. `비리 회사`라는 낙인은 4만명에 육박하는 KT그룹 임직원들의 사기마저 꺾어놨다. 어려운 상황에서 KT의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이석채 회장이다. 그가 취임과 함께 보여준 강력한 추진력과 분석적인 결단력이 KT 회생의 디딤돌이 됐다.

◆ 취임 6일만에 KTKTF 합병 선언

이석채 회장은 취임 첫날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주인의식과 혁신, 효율 등 경영 3원칙을 통한 전면적인 경영쇄신 의지도 밝혔다. 비상경영과 함께 이 회장은 112개 쇄신과제를 선정했다. KT는 이 가운데 69개 과제를 성공리에 마쳤고 나머지 43개 과제는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비상경영 선포에 이어 이 회장은 취임 6일 만에 KTKTF의 합병을 선언했다. 3개월이 걸린 합병 과정은 사실 쉽지 않았다. 정책적인 문제도 컸지만 비용 문제도 쉽게 풀리지 않았다. 이때 이 회장이 승부수를 과감하게 던졌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밑돌자 이 회장은 2월 2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여기서 그는 5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과 주주환원정책 유지, 인적비용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규모 절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전날 3만5800원이던 KT 주가는 2000원 상승한 3만7800원에 마감됐다. 이 회장으로서는 가장 어려운 과제 하나를 해결한 순간이었다. 결국 4월 16일 주식매수청구는 2980억원에 그쳤다. 당초 합병예상비용인 1조7000억원을 훨씬 밑도는 금액이었다.

◆ 인터넷전화 확산 마케팅전략에 활용

이석채 회장이 KT 회장 내정자 시절에 가장 먼저 한 일은 인터넷전화(VoIP) 확산에 따른 KT의 대응전략 수립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초고속인터넷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확산은 막을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다. 하지만 KT는 2000만이 넘는 유선전화 가입자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선전화 가입자가 경쟁사의 인터넷전화로 줄줄이 새고 있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기존 매출을 조금이라도 유지하기 위해 인터넷전화는 남의 얘기였다. 이 회장은 이러한 KT의 굳은 사고의 틀을 깨고자 했다. 인터넷전화의 확산은 막을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전략 수립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가 인터넷전화인 스타일폰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출시했다. 또 통신서비스 결합을 통해 비용절감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했다. 이 회장은 수년 간 논의만 되던 지역본부 존폐 문제도 취임과 동시에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그 대신 고객에게 필요한 법인단과 마케팅단을 신설하고 현장 영업인력을 대폭 보강해 현장 중심의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

정보통신공사 협력사 운영체계도 전면 개편해 모든 공사의 재하도급을 금지하고 평가시스템도 100% 객관화하는 등 투명성을 대폭 강화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KT의 달라진 부분 가운데 하나는 정보기술(IT)화다. 이 회장은 "KT를 대표적인 IT 기업이라고 사람들은 얘기한다"며 "그렇다면 KT가 일하는 방식도 대표적으로 IT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즉 어떤 아이디어가 있으면 위키피디아와 같이 누군가 이를 보완하고 또 수정해서 결국에는 결실을 맺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춰 KT는 지난 1일 합병과 함께 기존 아이디어 발굴 채널에 위키피디아 방식을 적용해 개편한 `KT 아이디어 위키` 사이트를 열었다. 이 사이트는 아이디어 발굴과 평가, 구체화 과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프로세스다. 이 사이트는 오픈 이후 10일 동안 1일 평균 제안 수와 조회 수가 각각 178건과 1만2969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KT 회장 취임 이후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석채 회장이지만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많은 굴곡이 있었다. 1969년 행정고시 7회로 공직에 입문한 그는 경제기획원 예산실장과 차관을 거쳐 옛 정보통신부 장관(95~96년), 대통령 경제수석(96~97년) 등을 지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청와대 경제수석 때는 이원종 당시 정무수석과 함께 국정을 좌지우지해 `좌원종 우석채`로 통할 정도였다. 이런 그가 97년 말 외환위기 사태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면서 악재가 끊이지 않게 됐다.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 개인휴대통신(PCS) 3개사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청문심사 배점방식을 변경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2001년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 2006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비리 공직자`라는 딱지는 그를 오랜 기간 괴롭혔다.

10년여 만에 KT 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는 화려하게 복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은 "남은 인생은 젊은이들을 가르치면서 그들과 소통하려고 했는데 새로운 기회가 왔다"며 "사회가 KT 회장직 취임을 명예회복 계기라고 생각해주면 다행"이라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 He is…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64년 경복고 졸업 △68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82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 박사 △69년 제7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92년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95년 정보통신부 장관 △96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장관급) △2003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 △2009년 KT 대표이사 회장

[이승훈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글로벌 두산의 100년 대계 찾아 `현장속으로`
의사출신 경력은 경영에 짐이 아닌 덤
`사회공헌도 기업 역할` 평소의 소신

"역시 두산답다!"

6월 초 두산이 새로운 개념의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을 때 시장의 반응이다. 박용현 회장은 두산의 회장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두산두산DST 등 3개 계열사와 KAI 지분을 매각해 현금 7800억원을 확보하면서 밥캣 인수로 인한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켰다. 매각 방식은 (주)두산과 재무적 투자자가 각각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51대49 비율로 인수하는 것이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산의 경영능력과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능력이 `윈-윈`하는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매각을 통해 현금 630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두산인프라코어 인터내셔널(DII)에 대한 추가 증자 소요로 제기됐던 자금 불안 우려를 떨쳐버릴 수 있게 됐다. (주)두산은 그룹 지주회사로서 계열사 사업구조를 개선하면서 동시에 향후 특수목적회사가 인수한 계열사를 매각했을 때 51%를 배분 받아 재무적 투자자와 같은 구조로 투자수익을 거두게 된다.

지난 3월 지주회사로 전환된 두산그룹의 사령탑에 오른 박용현 회장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서 또 다른 100년 역사를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적으로 건실한 체제를 다져 113년의 역사를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박 회장은 새로운 100년 계획의 뿌리를 현장에서 찾고 있다. 취임 이후 박 회장은 현장 챙기기에 한창이다. 첫 번째 현장 방문은 두산 5개 계열사가 모여 있는 창원. 박용현 회장은 두산중공업 등을 방문해 경영진부터 현장 직원까지 만났다. 특히 생산현장에 큰 관심을 갖고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이 같은 박 회장의 `현장경영`은 두산이 1세기를 넘어 건장할 수 있는 배경과 맥을 같이한다. 현장을 알아야 시대 흐름에 맞는 과감한 경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M&A를 통해 원천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6월 초 경기도 용인 수지에 있는 두산기술원을 방문한 박 회장은 "두산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인프라 지원사업(ISB)으로 전환하면서 현재 해외 매출이 60%에 달하고 앞으로 이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경쟁 업체와 세계 시장에서 다투어 승리하는 길은 기술 연구와 확보"라고 말했다.

아직 박용현 회장은 경영인보다는 의사이자 학자라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30여 년간 흰 가운을 입고 살아온 것에 비해 `경영인`으로 지낸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에 대해 두산 내부의 반응은 박 회장이 `타고난 경영인`이란 것. 그도 그럴 것이 어릴 때부터 창업주와 부친으로부터 경영 마인드를 물려받았고 1998년부터 서울대병원장, 두산 연강재단 이사장, 두산건설 회장, 전경련 부회장을 거치면서 경험도 축적했다.

특히 1993년부터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진료부원장, 제11~12대 병원장 등 10년여 동안 주요 보직을 맡으며 경영을 담당해 왔다.

박 회장이 서울대병원장으로서 행했던 개혁은 유명하다.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를 개혁해 병원 문턱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조직원의 의식 변화와 서비스 질 향상에도 앞장서 경영혁신대상을 수상한 적도 있다.

적자 경영이던 서울대병원의 수익성을 개선하고 공익성 강화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건강증진센터와 분당 병원을 건립한 것도 특유의 `경영 본색`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또한 조직 통폐합과 보직임기제를 과감히 도입해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과감히 탈피시켰다.

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기업의 역할은 수익 창출 못지않게 사회에 대한 기여도 중요하다는 것이 평소 신념이었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베트남에 준공한 두산비나와 지난해 재단에 참여한 중앙대의료원이 공동으로 현지 의료봉사 활동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두산중공업은 중앙대의료원과 함께 베트남 꽝응아이성과 의료봉사 활동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올여름부터 매년 정기적으로 얼굴기형 환자 수술 지원, 무료검진 등 의료봉사 활동을 실시할 계획이다.

문화 활동에도 관심이 큰 박 회장은 두산그룹 연강재단의 해외 메세나 활동도 강화했다. 이에 따라 두산아트센터는 다음달 초 세계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 첼시에 두산갤러리 뉴욕을 연다. 이를 위해 두산아트센터는 이달 초부터 작가들의 작업실과 거주공간을 지원하기 위해 갤러리 인근에 두산레지던시 뉴욕을 오픈했다.

두산의 성장전략, 2015년 매출 100조 목표로 공격경영

= 다시 한 번 두산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박용현 회장의 올해 경영 목표는 사업 내실화와 경쟁력 강화다.

지난 1월 발표한 올해 경영계획에 따르면 두산은 세계 경기가 극심한 불황임에도 경기회복기에 대비해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난 1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경영목표도 공격적으로 늘려 잡았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난 25조3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1조8000억원을 달성하기로 했다.

매출 중 65%를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이러한 추세를 이어가 2015년에는 매출 100조원으로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두산중공업은 대내외 경영환경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맞춰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올해부터 본격 생산에 착수하는 베트남 두산비나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기로 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환율과 원자재 가격의 변동폭이 확대되는 기업 환경에서도 원가 절감이 가능하도록 운영 혁신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밥캣 인수로 세계 7대 건설기계 업체로 도약하며 선진시장 확장 교두보를 확보한 만큼 경영정보 시스템 등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두산엔진도 올해 매출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2조원을 넘긴 2조45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두산엔진의 수주잔액은 6조1000억원으로 2011년까지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 He is…

△1943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의학과 석박사 △83년 서울대 의학과 교수 △98년 서울대병원 11~12대 병원장 △2006년 대한외과학회장 △2007년 두산건설 회장 △2008년 중앙대 재단이사 △2009년 두산회장 겸 연강재단 이사장

[박종욱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매출 1000억弗 거함 지휘
불황극복 3大 키워드로 개선ㆍ혁신ㆍ창조 강조
현장경영 중시…기흥서 직원들과 동고동락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C동 39층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 집무실. 이곳에는 푹신한 소파 대신 10명 이상이 앉아서 회의를 할 수 있는 탁자가 놓여 있다. 이 부회장은 수시로 발생하는 각종 현안에 대해 별도의 회의실로 이동하지 않고 집무실에서 곧바로 직원들과 회의를 연다.

삼성전자 임원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반도체사업 진출 당시 이 부회장은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가져다 놓고 연구원들과 밤새도록 개발과 생산에 힘을 쏟아 결국 사업을 성공시켰다"며 "지금의 10인용 회의 탁자는 그 야전침대 대용"이라고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5개월간 창사 이래 최대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올 1월 조직개편을 통해 4개의 사업총괄을 부품(DS) 부문과 완제품(DMC) 부문으로 통폐합했다. 경영지원 총괄 조직을 없애고 본사 인력 1400명 중 200명을 남기고 모두 현장에 배치했다. 전체 임원의 3분의 2 이상의 보직을 바꾸는 `인사 쇄신`도 단행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5월부터 대표이사를 맡은 이 부회장이 있다. 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매출이 175억달러에 불과했으나 10년이 지난 작년에는 6배 늘어난 1000억달러짜리 삼성전자라는 거함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세 가지 키워드인 IIC를 내걸었다. 이는 `Improvement(개선), Innovation(혁신), Creation(창조)`의 머리글자로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선 `개선`이라는 키워드는 이 부회장이 담당해온 업무와 관련이 깊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반도체 생산과장을 지내기도 한 이 부회장은 생산공정을 개선해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이 부회장이 개선활동 못지않게 중시하는 것은 `혁신`이다. 지금까지 나온 제품을 뛰어넘는 새로운 걸 내놓으라는 생각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개한 세계 최초 4기가비트(Gb) D램 제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개방형 혁신을 뜻하는 `오픈 이노베이션`도 강조한다.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는 자체 조직 내부의 연구개발(R&D)만으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성과도 적다는 판단에서 외부의 전문인력이나 기술을 적극 활용해 급변하는 시장의 수요 변화에 그때그때 대응한다는 개념이다.

이 부회장은 직원들이 추구할 궁극적 목표는 `창조`라고 강조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혁신`하는 단계에 머물지 말고 한발 나아가 새로운 것을 `창조`하라는 얘기다.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이 부회장은 `친화(親和)의 리더십`으로 통한다. 국내외 출장과 각종 회의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임직원들은 물론 거래처 사람들에게 늘 웃음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며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라고 입을 모은다.

이 부회장은 또 틈만 나면 "열심히 일하던(Work hard) 문화에서 효과적으로 일하며(Work smart) 깊이 생각하는(Think hard) 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얘기해왔다. 이는 삼성전자의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에도 큰 변화를 몰고왔다. 지난해 10월부터 넥타이를 푼 근무복장 자율화 운동을 시작했으며 올해 4월부터는 자율 출근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부터 `현장 경영`도 실천하고 있다. `모든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며 수요 사장단협의회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만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하고 나머지 시간은 기흥사업장에서 보낸다.

많은 삼성전자 직원은 이 부회장이 주창해온 `뚱뚱한 고양이`와 `고르디우스의 매듭`이라는 용어를 기억하고 있다. `뚱뚱한 고양이`론은 96년 이 부회장이 한 외국 협력업체 관계자로부터 "삼성전자가 뚱뚱한 고양이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말을 듣고, D램시장 1위를 구가하며 풍요로운 현실만 탐닉하다가 살이 쪄서 쥐를 잡지 못하는 고양이(삼성전자)의 모습을 직접 그려 사업장 곳곳에 붙이도록 하면서 퍼졌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고르디우스가 수레에 매듭을 맨 뒤 이를 풀고 수레를 끌어내리는 사람이 세계를 정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아무도 매듭을 풀지 못했으나 알렉산더가 칼로 매듭을 자른 뒤 수레를 끌어내렸다.

이 부회장은 "문제의 핵심이 매듭이 아니라 수레를 끌어내리는 것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최고(Simple is the best)"라고 지금도 역설한다.

■ 삼성전자 경영전략

고부가 사업에 역량 집중…세계1위 제품 4년내 20개로

= 이윤우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의 경영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지금까지 성장을 주도한 주력사업에서는 기술ㆍ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솔루션사업을 비롯해 새로운 IT디바이스, 에너지ㆍ환경 등의 신수종사업 분야를 발굴하고, 휘는 디스플레이나 입는 컴퓨터 등과 같은 혁신적인 IT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나갈 방침이다.

또 연간 매출 100억달러 이상의 주력 사업을 메모리, 휴대전화, LCD 패널, TV 등 4개 부문에서 프린터, 시스템LSI를 추가해 모두 6개 부문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 현재 11개인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4년 내에 20개로 확대하기로 했다.

D램 반도체에서는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미세하게`라는 3대 차별화 포인트를 앞세워 후발업체를 따돌린다는 전략이다. 차세대 D램인 DDR3로 성능을 높이고 주력 공정을 30~40나노로 올려 더 미세한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LSI의 경우 공정기술 혁신으로 조기에 일류 수준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스마트카드칩을 비롯해 디스플레이 구동칩, MP3플레이어용 칩 등 일류화 8대 품목을 선정하고 이를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CD패널 분야에서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태양열을 활용한 패널 기술, 대형 디지털 디스플레이 등의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강화하기로 했다.

디지털TV 분야에서는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비롯해 풀HD(초고화질)의 4배 해상도를 자랑하는 UD(Ultra Definition)TV, 초박형 LCD TV에 대한 개발을 강화해 매출과 수량에서 세계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휴대전화에서는 지속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높은 화소의 디지털카메라와 풀터치 스크린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신흥시장 확대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을 달성한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3월 정기 주총에서 "올해 최소한 시장 성장률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 순이익은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의 운영을 통해 최대한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며 초일류 수준의 재무구조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He is…

△1946년 대구 출생 △경북고등학교, 서울대 전자공학과 △64년 삼성전관 입사 △87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상무이사 △91년 반도체총괄 전무이사 △92년 메모리사업총괄 부사장 △96년 반도체총괄 대표이사 사장 △2004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2005년 삼성전자 기술총괄 겸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2008년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2009년 삼성전자 총괄 대표이사 부회장 겸 DS부문장

[김대영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최재원 SK 부회장
토론 즐기는 글로벌리더 신성장동력 찾는다

SK그룹의 글로벌 사업 구원투수.

SK그룹에서 최재원 SK E&S 부회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최 부회장이 갖고 있는 글로벌 감각과 기획력, 재무분석 능력을 SK그룹의 글로벌 사업 차세대 먹을거리를 찾는 데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2005년과 2006년부터 각각 SK E&S와 SK가스의 대표이사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최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SK그룹의 글로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SK그룹의 글로벌 사업도 총괄하고 있다.

때문에 최 부회장이 SK그룹의 주요 행사나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

최 부회장은 지난 15일부터 3일 일정으로 열린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하는 경제인의 대표 중 하나로 미국을 방문했다.

지난달 11~12일에는 최태원 SK 회장과 함께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에 나란히 참석했다.

`글로벌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이 포럼에서 최 부회장은 상하이 시장, 하오핑 중국 교육부 부부장 등 아시아 각국 정ㆍ재계, 학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최 부회장은 이어 같은 달 15~16일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09년 세계경제포럼(WEF) 중동포럼`에 공동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중동과 한국이 1000년에 걸친 실크로드 역사를 갖고 있고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주축으로 한 SK가 이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에너지 생산국인 중동지역과 소비국인 아시아 국가 간의 상호 협력을 통해 그린 에너지 및 테크놀로지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민간 경제외교관 역할을 해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원자바오 중국 총리, 존 키 뉴질랜드 총리 등 각국 정상 및 주요 인사들과 만나 면담을 가졌다.

실제로 최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한ㆍ러 비즈니스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SK그룹이 러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자원개발, 플랜트 건설사업 등을 한데 묶는 `패키지형 협력 사업`을 제안했다. 기존 비즈니스와 차별되는 글로벌 컨버전스 사업에 그가 남다른 감각을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SK㈜와 SK텔레콤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최재원 부회장은 향후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의 등기이사로서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적 운영과 의사결정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매출 10조원의 기반을 구축한 SK텔레콤의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수준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최 부회장이 SK㈜, SK텔레콤, SK E&S, SK가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중요한 자리를 맡고 있는 것도 그의 역량에 거는 SK그룹 차원의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최 부회장이 여러 가지 업무를 겸직하면서 본업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이를 일축하고 있다.

오히려 그가 보유한 역량이 다양한 계열사에서 충분히 발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의 다양한 계열사에서 중책을 맡으며 시너지 효과도 창출할 것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최 부회장에게 쏠리는 그룹 내 관심이 크다"면서 "그룹에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는 기대가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 부회장 취임 이후 SK E&S와 SK가스는 생존을 넘어 새로운 시도와 변화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시장의 약 25%를 점유하고 있는 도시가스 사업의 경험을 바탕으로 SK E&S는 2009년 들어 글로벌 사업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SK E&S는 중국의 3대 민영 메이저 도시가스 기업인 차이나가스홀딩스(China Gas Holding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시장에서 도시가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SK E&S는 집단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국내 송파, 김천, 석문 지역의 사업권을 확보했다. 향후 2013년에는 전국 16만3880가구와 3개 산업단지에 집단에너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전력사업에 있어서도 경기도 평택시내 800㎿급 고덕(LNG) 복합화력발전소를 2011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고덕복합발전소는 청정한 LNG를 연료로 사용해 대기환경 개선에 일조하고, 증가하고 있는 수도권 전력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처해 인근 국제화 지구에 경제적인 지역난방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최 부회장은 "국내 LPG 사업만으로는 SK가스의 안정과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사업다각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신규사업이 성공하려면 신수종 사업에 발을 담그고 남들과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SK E&SㆍSK가스 비전은?

러시아등 해외자원 적극 개발…그린에너지ㆍ환경기업 발돋움

= 최재원 SK E&S 부회장은 SK E&S와 SK가스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클린 에너지ㆍ환경기업으로 만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SK E&S가 평택에 복합화력발전소를 세우기로 한 것이나 SK가스가 해외 석유개발에 나선 것도 모두 이 같은 이유에서다. 기존 도시가스 사업이나 LPG 수입ㆍ판매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SK E&S는 오는 2011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평택 오성면 안화리 일대에 고덕 복합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SK E&S는 이를 통해 민간 발전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계획하고 있다. SK가스는 2006년부터 해외 석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가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기존 LPG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SK가스는 2006년 러시아 캄차카 지역 육상광구 탐사사업에 참여해 현재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올 들어서는 미국 멕시코만 해상광구 탐사사업 및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 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향후에는 생산유전의 지분매입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 부회장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클린 에너지ㆍ환경기업`이라는 미래상을 달성하기 위해 인재확보, 다양성 존중, 변화관리를 중시하며 구성원 역량 결집에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최 부회장은 한 달이면 2~3번가량 임직원과 격의 없는 자리를 갖는다.

최 부회장은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글로벌 감각을 쌓았다. SKC 근무 당시에는 해외사업 담당 및 경영지원본부장으로 폴리에스터 필름과 리튬이온 폴리에스터 배터리 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후 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타이거펀드 보유지분 매입을 통해 SK텔레콤의 경영권을 확고히 했으며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면서 `파이낸싱의 귀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SK텔레콤으로 옮긴 후 IMT-2000 사업추진단을 이끌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인 3G 라이선스를 획득했으며 SK텔레콤의 NATE 포털 서비스 론칭, 위성 DMB 사업 등을 추진해 성장 기반을 확고히 했다.

SK E&S와 SK가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두 조직을 성장형으로 개편한 최 부회장은 외부인력 보강, 여성인력 비중 확대 등 인력 다양화를 주문했다.특히 지난해 기존의 대리, 과장, 부장을 `매니저`로 통일하는 파격적인 직위 및 호칭체계 개선 등으로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했다.

■ He is…

△1982년 신일고 졸업 △1986년 미 브라운대 물리학 학사 △1989년 미 스탠퍼드 재료공학 석사 △1993년 미 하버드대 MBA △1994년 SKC 사장실(과장) △1995년 SKC 사업개발팀장(부장) △1998 SKC 경영지원본부장 겸 대한텔레콤 상무 △1999년 SKC 경영지원본부장 겸 구조조정추진본부 전무 △2000년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 (부사장) △2004 SK엔론 부회장 △2005 SK E&S 대표이사 △2006년 SK가스 대표이사 △2009 SK(주) 및 SK텔레콤 사내 등기이사

[홍장원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구자영 SK에너지 사장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 역설…자율ㆍ책임 주문하며 현장경영
엑손모빌서 전략 전문가 활약…취임 일성이 세계1위 에너지기업
일에 관한한 철두철미하게 챙겨도 평소엔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국내 최대 에너지 기업에 안주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 목표는 글로벌 세계 최고의 에너지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3월 SK에너지 수장에 오른 구자영 사장이 취임식 자리를 빌려 전달한 그의 꿈이다.

엑손모빌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 전략 전문가로 활동한 그가 SK에너지 대표이사로 올라선 것은 국내에서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그간 금융, 정보기술(IT) 산업 등에서는 업계 글로벌 리더가 국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사례가 있지만 에너지 업계에선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대표이사 취임 직후 △본원적인 경쟁력 확보를 통한 기존 사업의 경쟁력 기반 확대 △회사의 미래 성장엔진 발굴 및 사업화 △기존 사업 구조의 지속적인 개선 등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촉매ㆍ공정기술 개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비즈니스 모델 개선 등을 주문하는 것은 본원적인 경쟁력 확보 차원이다.

저가 원유처리 기술, 프리미엄 화학제품 생산기술, 윤활유 제품군 다양화 등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산업 선도기술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런 경쟁력 기반 위에서 글로벌 사업 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래 성장엔진 발굴 및 사업화 분야에서는 기후변화협약 등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친환경 석탄(Green Coal),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바이오 연료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기술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사업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수익성이 높은 구조로 변화시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사장은 세계 경제가 아직 본격적으로 회복한 것은 아니며 국내 경제도 수출 부진과 내수 감소라는 수렁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ㆍ한뜻ㆍ한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현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구 사장은 기존 에너지원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풍부함과 경제성, 청정성을 갖춘 소위 `에너지 트라이앵글`을 충족시키는 미래 에너지원이 각광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무공해 석탄에너지, 바이오연료, 태양전지, 2차전지 등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도 높은 관심을 쏟고 있다.

구 사장은 이러한 사업이 결국 국가와 사회의 미래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외유내강형으로 평가되는 구 사장은 업무에 돌입하게 되면 매사를 적당히 넘기는 일이 없다. 일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철두철미하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한다. 그러나 평소 업무 스타일은 자유분방하고 또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소탈한 면도 갖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자율과 책임을 강조한다.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 권한과 책임을 갖고 능동적으로 일할 것을 주문한다.

"자율과 책임의 덕목을 갖추고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하는 사람만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게 구 사장의 지론이다.

구 사장은 현장경영에도 열심이다. 취임 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방 사업장을 방문해 일선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직원들의 기를 살리기 위한 것도 있지만, 사내 현안에 대한 궁금한 점을 직접 사장에게 묻고 이에 대한 솔직한 답변을 직원들에게 들려주며 믿음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회사에 대한 구성원의 믿음과 사랑이 커질수록 결국 회사의 성장도 보장될 수 있다"는 구 사장의 신념이 깔려 있다.

그는 기업이 영속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믿는다. 신임 CEO로서 바쁜 일정이지만 사회공헌 활동에 솔선수범하는 것은 이런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금속공학을 전공한 구 사장은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바로 석ㆍ박사 학위를 땄다.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미국 뉴저지주립대에서 잠시 교편을 잡았다가 세계 최대 석유 메이저인 엑손모빌과 인연을 맺게 된다.

이곳에서 8년여간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던 구 사장은 1988년 포스코로 옮겨 경영정책 및 신사업본부 담당 임원을 지냈다.

하지만 과거 엑손모빌 근무 시절 그가 보여주었던 열정과 능력을 높이 평가한 엑손 측은 다시 그에게 러브콜을 했다. 구 사장은 1994년에 엑손에 재입사해 2007년까지 엑손 전략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를 읽는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의 비전과 능력을 높이 산 SK에너지는 작년 초 SK에너지의 연구개발(R&D)과 기획 업무를 총괄하는 SK에너지 P&T 사장으로 그를 영입했다. 그는 SK에너지에 합류한 지 불과 1년 만에 대표이사를 맡는 초고속 승진을 했다. 그에게 거는 SK그룹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구자영 사장은 지식경제부 신성장동력기획단의 에너지 환경산업 분과위원장과 저탄소 녹색성장 국민포럼 운영위원도 맡고 있다. 정부의 미래 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정책 어젠더 수립ㆍ집행에 있어 민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구 사장은 한국의 에너지 기업을 전 세계 메이저들과 비교했을 때 자원확보량이나 설비면에서 열세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고급 윤활기유, 특정 촉매기술 등 몇몇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한국 에너지 산업에 희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1위 에너지 기업과 국내 1위 에너지 기업의 매출액은 10배, 순이익은 30배 차이가 납니다. 이 격차를 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밖에는 해결책이 없습니다. 아직 우리는 우리의 경쟁력과 잠재력을 세계에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습니다.끊임없는 기술 투자가 이뤄진다면 세계 1위 기업에 비해 10배, 30배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가 입버릇처럼 주장하는 이 말에는 미래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이 만들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 He is…

△1947년 부산 출생 △부산고, 서울대 금속공학과 학사,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석ㆍ박사 △1978년 미국 뉴저지주립대 조교수 △1980년 엑손모빌 입사(책임연구원) △1988년 포스코 상무이사 △1993년 엑손모빌 전략연구소 기술경영 위원 △1993년 엑손모빌 전략연구소 혁신 어드바이저 △2008년 SK에너지 P&T 사장 △2009년 SK에너지 대표이사

[홍장원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고객중심 사고 강조 또 강조…소통의 문화 통해 비전 공유
연구소장 시절 초콜릿폰 개발…시장 트렌드 읽는 눈 뛰어나단 평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사원ㆍ대리도 사장에게 이메일로 보고 

이달 초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 임직원들은 안승권 사장에게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여러분 모두는 제 마음속의 자부심이자 희망입니다"라는 제목이었다. LG전자가 휴대전화를 생산한 이후 최초로 지난 5월에 휴대폰 월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는 기쁜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이었다.

최근 LG 휴대폰 사업본부의 성적표는 눈부시다.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전년 대비 8%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LG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미 2260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는 1억70만대를 판매하며 연간 판매량 1억대를 최초로 돌파했다. 경쟁자인 소니에릭슨, 모토롤라를 제치고 글로벌 3위에 안착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글로벌 시장점유율(8.6%)을 넘어 올해 10%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선전에는 안승권 사장의 리더십이 큰 몫을 하고 있다. 2007년 MC사업본부장을 맡은 그는 비약적 실적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했다. LG전자 최연소 사업본부장에 이어 최연소 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안 사장은 원래 정통파 엔지니어 출신이다. 1982년 LG전자 중앙연구소에 입사해 디지털AV 사업부장, 차세대 이동통신(UMTS) 사업부장, MC 연구소장 등을 두루 거쳤다. 하지만 그를 만나보면 동서양 역사에 해박하고 인문학적 소양이 남다른 데 깜짝 놀라게 된다.

늘 웃음을 머금고 있는 얼굴 뒤엔 강력한 추진력과 특유의 친화력도 자리잡고 있다.

안 사장은 LG 휴대폰의 `싸구려` 이미지를 불식시킨 주인공이다. 연구소장 시절 개발한 초콜릿폰은 세계적으로 2000만대가 넘게 팔리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04년 봄 연구소장을 맡고 있던 안 사장은 당시 LG전자 CEO와 MC사업본부장으로부터 한 가지 약속을 얻어냈다.

LG전자 MC연구소에서 1년에 한 개씩 `혁신적인 제품`을 만드는 거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신에 소요되는 예산, 제품 컨셉트에 대한 중간보고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대기업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요청이었다. 이에 대한 승인을 받을 수 있던 것은 안 사장의 능력에 대한 윗선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리에 초콜릿폰의 역사가 시작된 시점이다.

이후에도 샤인폰, 프라다폰, 뷰티폰, 와인폰, 쿠키폰 등을 잇달아 히트시켰다.

청소년층에서 최근 화제가 된 쿠키폰도 안 사장의 혜안이 스며든 제품이다. 풀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사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 사지 못하는 고객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초 안 사장은 디자인, 연구ㆍ개발(R&D), 마케팅 조직을 불러모아 쿠키폰 개발을 지시했다.

쿠키폰 개발팀은 유럽, 아시아 등 10여 개 국가의 터치폰 사용 행태에 대한 조사부터 시작했다. 각국 시장을 몇 개월 동안 직접 발로 뛰며 고객행태를 분석한 것이다.

결국 쿠키폰은 대박 모델로 떠오르며 출시한 지 반년 만에 300만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안 사장은 특히 시장 트렌드의 변화를 읽는 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초 이동통신 업계 최대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터치폰이 향후 휴대폰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1년 반이 흐른 지금 그의 발언은 현실이 됐다. LG전자는 최근 애플 아이폰의 사용자환경(UI)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아레나폰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안 사장은 일명 `식당론`을 통해 직원들에게 고객 중심의 사고를 전파하고 있다.

그는 "식당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음식의 맛, 좋은 요리사, 품질 좋고 신선한 재료"라며 "고객 입장이 아닌 우리 중심으로 제품을 기획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사원이나 대리급도 직접 이메일을 이용해 보고하는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도 활성화시키고 있다.

안 사장이 자리를 비우지 않는 한 이메일 보고에 대해서는 5분이면 회신을 받아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 15차례 열린 안 사장의 사내 설명회에는 평균 10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석했다. 200~300명이 참석하는 기업설명회(IR)보다 더 많은 숫자다. 현장에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직접 질문을 받기도 한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대화도 한다.

과거 연구소장 시절에도 스스로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연구원 개개인의 진로 고민이나 질문에 답해주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애썼다.

지금도 사내 임직원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일명 `스콧(Skottㆍ 안 사장 영문이름) 카페`에는 직급을 불문하고 회사 운영이나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안 사장은 "수만 명의 직원을 지휘하는 방법은 비전을 나누는 것밖에 없다"며 `열린 경영`을 강조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가장 중요한 경영 요소로 보고 어떤 휴대폰을 만들지, 어떤 회사를 만들지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안 사장이 최근 강조하는 것은 `혁신(Innovation)`이다. 단순히 기술 측면에서의 혁신이 아니라 지금과 다른 것,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는 얘기다.

그는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보면 제품 개발은 다음주까지 끝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만족할 때까지 계속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른바 `5P(Prioity, Pride, Passion, Positive thinking, Proactive)`를 통한 혁신이다.

안 사장은 최근 휴대폰 시장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물론 PC업체들의 진입이 늘어나면서 `게임의 룰`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의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마음만 잘 읽으면 일대 `빅뱅`이 일어날 것이란 이야기도 자주 하고 있다. LG전자에 더 큰 기회가 열려 있다는 얘기다. 그는 2012년 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2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미다스의 손`이 내놓을 신병기가 뭘지 경쟁 업체는 긴장하고 있다.

■ He is…

△1957년 전남 광주 출생 △광주일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ㆍ박사 △1996년 미국 MIT 미디어랩 박사후 과정 졸업 △1982년 LG 중앙연구소 입사△1994년 LG전자 신사업개발팀 부장 △1999년 기술지원담당 상무 △2004년 단말사업부장 부사장 △2007년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장 부사장 △2009년 MC사업본부장 사장

[신헌철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강호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
봉사자형 리더십 솔선수범…신설社 조직융합ㆍ소통 지휘
매출 3조ㆍ모바일 LCD 1위…설립 원년에 확실한 비전 제시
매달 감성 리더십 세미나 열고 창조적 사고위해 책선물 즐겨

"우리 회사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난 3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부산사업장 한 간부가 강호문 사장에게 이 질문을 던졌다.

강 사장은 "회사 경쟁력이란 곧 기술력인데 그 출발점은 문제 인식이다. 문제를 제대로 알아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파악됐지만 푸는 게 어렵다면 선생님을 부르거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사 오면 된다"고 말했다.

그 이후 SMD 부산사업장에서는 문제 해결을 위한 `제안 활동 프로그램`이나 `제안왕` 제도가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직원들 스스로가 숨겨진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선 것이다.

아직도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SMD는 올해 1월 설립됐다.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각각 50%씩 출자해 AM 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분야에 특화해 만든 회사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중소형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분야 특성에 맞는 의사결정 체제를 확립하고 효율적 경영자원 배분을 위해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부를 분할한 것이다.

전세계 시장 규모가 급신장하는 휴대폰을 비롯해 MP3플레이어 등 휴대단말기 전용 디스플레이를 전문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다.

SMD는 삼성SDI와 삼성전자라는 문화가 다른 두 회사 출신들로 구성된 만큼 강호문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회사 고유 문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간부들이 서번트 리더십을 갖추라"고 주문하고 있다.

조직 구성원 간 원활한 `소통`을 위해 `봉사자형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발휘하라고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강 사장은 이를 위해 천안 기흥 부산 사업장 과장과 부장급 간부 500여 명에게 서번트 리더십 핵심내용을 담은 `커뮤니케이션 노트`라는 이름으로 된 수첩을 배포했다.

강 사장 수첩에는 소통에 대한 의지를 담은 메시지와 함께 어떻게 하면 부서원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한지를 적은 가이드라인이 제시돼 있다.

후배 부서원 사진을 부착하고 그들 꿈과 고민, 건강 상태, 친분 관계 등을 꼼꼼히 이해할 수 있는 항목들을 담아 사내 조직원 간 정서적 거리감부터 좁혀야 한다는 메시지다.

강 사장은 이 노트에서 "간부는 부서원과 직접 대면하는 책임자이자 조직 내 징검다리"라며 "성공적 조직 통합의 핵심은 간부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 사장이 조직 내 의사소통을 최일선 과제로 제시하고 나선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합작법인인 SMD로선 두 회사의 이질적인 문화부터 융화시키는 것이 가장 절실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중추 역할을 맡은 간부들에게 조직 융화에 앞장서길 당부한 이유다.

강 사장 스스로도 본사가 있는 천안과 각 사업장을 오가며 매주 기술 개발인력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현장 목소리를 듣고 현장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매달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모든 임원이 참석하는 `감성 리더십 세미나`를 열어 임원들 감수성을 높이고 부서원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증진하는 방법을 찾도록 하고 있다.

강 사장은 취임 후 임직원들과 만난 공식적인 자리에서 두 가지를 주문했다.

하나가 `SMD 비전`이며 다른 하나는 `창조와 혁신`이다.

비전은 취임사에서 구체적 숫자로 표현됐다.

`우리 회사 비전은 분명하다. 설립 원년에 매출 3조원을 달성하여 성공의 기틀을 마련한 후 향후 모바일 LCD 사업에서 진정한 1위가 되고 AM OLED 사업을 통해 전체 디스플레이시장을 석권하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창조와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SMD는 신설 회사인 만큼 창조적 전략을 짜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회사 성장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강 사장은 지난 5월 월례사에서는 "디스플레이 업계는 전쟁터다.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모든 임직원이 타사가 쉽사리 따라올 수 없는 전략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SMD가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모든 면에서 `SMD 컬러`를 갖춘 창조적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략적 사고와 창조력을 기르기 위해 관련 서적을 사보를 통해 계속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귀곡자` `아이코노클라스트` 등을 실었다.

간부들에게도 전략마케팅이나 B2B(회사 간) 마케팅에 대한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기술ㆍ개발ㆍ제조 부문 근무자들에게는 `트리즈(Triz)` 관련 서적을 제공하고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트리즈는 러시아 겐리히 알츠슐러 씨가 과거 200만건 이상 세계 특허를 분석해 모순을 극복하는 해결책을 제시해 놓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40가지 발명원리와 76가지 문제 해결책이나 프로세스 등이 담겨 있다.

강 사장은 드러내놓고 직원들에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근성`을 중시한다.

지난 4월 SMD 사장ㆍ사원 간담회 때 일화다. 모 사원이 "사장님은 주량이 얼마나 되십니까"라고 물었다. 덩치가 커서 술을 잘 마실 것이라고 생각해서 물은 것이다.

그러자 강 사장은 "내가 주당(酒黨)이란 소문이 있는데 사실,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다. 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을 때 알았는데 나는 간에 술을 해독하는 효소가 없다. 집에서는 맥주 한 잔도 안 마신다. 그렇지만 타 회사 주문을 받거나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자리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고 술을 마셨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사업에 대한 그의 강한 집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He is…

△1950년 경기 부천 출생 △서울고,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1975년 삼성전자 반도체 입사 △1994년 반도체 MICRO사업 본부장(상무) △1997년 컴퓨터사업부장(전무)△1999년 정보통신총괄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 △2002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2009년 현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대표이사 사장

[김대영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강신익 LG전자 HE사업본부 사장
좋은것 더하고 나쁜것 빼는 족보경영으로 효율성 높여
세련된 화술과 온화한 매너ㆍ德將이면서 勇將의 면모도
부임 1년만에 흑자전환 성공…20년간 해외 누빈 `마케팅통`

2007년 LG전자 TV사업본부는 강신익 본부장(당시 부사장) 부임과 함께 전년도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딛고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다. 취임 첫해 글로벌 LCD TV 시장에서 점유율 5위에 머물렀던 LG전자는 지난해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전통의 강호` 소니를 제치고 전체 TV(브라운관 포함) 시장에서 2위에 올랐다.

올해 초 사장으로 승진한 강신익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은 전형적인 덕장(德將)이면서도 용장(勇將)의 면모를 풍긴다.

20년 가까운 해외 근무에서 단련된 세련된 화술과 온화한 매너가 덕장의 면모다. 그는 전시용 행사를 하거나 직원들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싫어한다.

강 사장의 리더십은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그는 조직 책임자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일대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무슨 말일까.

상사가 부하 직원의 잘못을 지적하기 전에 반드시 한 가지 이상 먼저 칭찬을 하라는 얘기다.

특히 칭찬은 한 가지가 아니라 그 이상이 되면 더 좋다. 그리고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강 사장의 지론이다.

물론 이 같은 일대일 원칙을 실천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부하 직원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다. LG전자 내에선 강 사장이 임직원 앞에서 큰소리를 내는 모습을 본 사람이 거의 없다.

강 사장과 대화를 나눠 본 사람들은 그에게서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느낌을 받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LG 브랜드를 아는 사람조차 드물던 미국 시장에서 LG전자 입지를 구축한 주인공이 바로 강 사장이란 것을 알면 용장의 이미지가 더해진다. 후발 주자로 치열한 경쟁을 치르면서 쌓은 결단력과 리더십이 남다르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강자에게 강하고, 위기 속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왔다.

강 사장은 올해 HE사업본부의 슬로건을 정면돌파를 뜻하는 `브레이크 스루(Break through)`로 정했다.

경쟁자들이 몸을 사리는 경기 불황 속에서 공격적인 LCD TV 판매 전략을 전개하겠다는 의미다.

심혈을 기울여 온 공급망관리(SCM) 개선 활동도 점차 효과를 거두고 있다.

취임 초기 납기일을 맞추지 못해 심심찮게 주문 취소를 당했던 아픈 경험을 통해 SCM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강 사장은 이후 고객 주문에서 생산, 납품까지 체계를 완전히 새롭게 정비했다.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점과 생산현장, 부품업체가 하나로 연결된 시스템을 통해 고객은 어떤 제품을 주문하더라도 3일 내에 제품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당연히 브랜드 가치는 올라갔고 재고 비용은 줄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LG전자의 최근 화두처럼 그 역시 개방과 공유를 강조한다. 먼저 `오픈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한 달에 두 번 정도 직원들을 직접 만난다. 그는 회사생활에서 성공하는 비법을 전수하거나 자신의 실패담을 들려주며 눈높이를 철저히 직원들에게 맞춘다.

이로 인해 강 사장 취임 이후 조직 사기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한 가지 강 사장만의 특별한 경영이론이 있다. LG전자에선 이를 강 사장의 `족보 경영론`이라고 부른다.

강 사장은 "업무를 추진하면서 과거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것이 바로 낭비"라고 말한다. 과거부터 진행돼 온 방식에 좋은 것은 더하고 나쁜 것은 덜어내자는 얘기다. 마치 족보를 업데이트하듯 말이다.

족보 경영론에는 `족보가 있는` 경영을 하자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작은 전쟁터일 뿐"이라며 "국내에 앉아서 해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지 시장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직원들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덧붙이는 게 맞다는 얘기다. 책상에 앉아 머리로 보고서를 쓰지 말고 현장에서 올린 보고를 근간으로 아이디어를 집어넣는 식의 족보 있는 경영을 하자는 말이다.

강 사장 스스로가 LG를 대표하는 해외통, 마케팅통으로 평가받는다. 1985년 LG전자에 입사한 후 20년 가까이 미국 독일 캐나다 등 해외 시장에서 주재원, 법인장, 브랜드담당 임원을 거쳤다. 특히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법인 브랜드담당 상무를 맡아 미국 시장에 트롬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성공적으로 진입시키는 등 시장 기반을 다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엔 칭기즈칸 식 속도경영도 부쩍 강조하고 있다.

강 사장은 "요즘 같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 상황에서는 얼마큼 빨리 경영 상태를 시장 상황에 맞출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며 "보다 가속도를 내기 위해 모든 경영 요소를 월간 체제에서 주간 체제로 바꿔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톱3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LCD TV 판매 확대와 PDP 사업 효율성 제고에 집중해 2010년 확고한 `톱2`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LCD TV 판매량 목표는 1800만대, 점유율 목표치는 15%다. PDP TV 시장에선 300만대(19%) 판매를 목표로 삼았다. 특히 LCD TV 사업에서 올해를 선두권 도약의 모멘텀으로 삼을 계획이다.

연내 반드시 LCD TV 세계 2위를 달성하고 이후 본격적인 선두 경쟁에도 뛰어든다는 포부다.

LG전자가 경기 침체를 성장의 기회로 바꿔 세계 2위에 등극하기 위해 뽑아든 카드는 올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중소형 LCD TV 공략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중소형 LCD TV 제품군을 강화하고 대형 유통채널에도 전략적으로 진출했다.

상품기획, 제품 개발 조직도 프리미엄 제품과 중소형 제품으로 이원화해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당 시장의 특성을 철저히 반영하도록 했다.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3차원 디스플레이, 터치스크린 등 신기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 He is…

△1954년 경북 봉화 출생 △서울 경동고,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1985년 LG전자 입사 △1992년 LG 회장실 부장 △1996년 캐나다 법인장 △1998년 제니스 재무담당 상무 △2001년 미국 법인 브랜드담당 상무 △2005년 한국마케팅 부문장(부사장) △2007년 디지털디스플레이(DD) 사업본부장 부사장 △2009년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사장

[신헌철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김상헌 NHN 사장
신변잡기서 사업까지…블로그로 通한다
판사출신 딱딱함 없애려 취미 공유
모바일ㆍ블로그 개방 등 변화 선보여

지난해 포털업계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거센 도전과 함께 경기 악화로 인한 광고수입 감소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1등 포털 사업자인 NHN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서 자유롭지 못해 사상 첫 분기매출 감소라는 빨간불이 켜졌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NHN은 지난 5월 김상헌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으로 LG그룹 구조조정본부에서 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두루 맡아온 인물이다. LG그룹 최연소 부사장에 오르는 등 경영 전문가로서의 능력도 검증받았다.

법조인 출신 대기업 인사라는 점은 NHN의 체질 변화를 이끌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다.

문제는 김 사장의 배경과 자유분방한 조직문화의 융합이 어느 정도 성공할 것이냐는 점이었다. 물론 2007년 김상헌 사장을 경영고문으로 영입해 인성과 능력을 검증해 온 최고경영진에는 이에 대한 걱정이 없었지만 일반 직원들의 생각은 이와 달랐다.

김 사장이 최고경영진에 오르면서 가장 먼저 착수한 일도 그래서 일선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일이었다. 김 대표는 `CEO 다이얼로그`라는 사내 CEO 블로그를 개설하고 여기에서 자신의 취미와 일에 대한 경험을 사원들과 공유해 갔다.

애니메이션과 음악, 영화 등 문화생활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CEO의 모습에 직원들도 김 대표를 보는 시선이 딱딱한 판사 출신 사장님이 아니라 자신들과 같은 눈높이를 지닌 경영자의 모습으로 바뀌어 갔다.

직원들의 호응도 높다. NHN 사원들은 CEO 다이얼로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의 소개부터 시작해 회사의 주요한 정책에 대한 의견과 신변잡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올려 CEO와 소통한다. 김 사장도 직원들의 글에 일일이 댓글을 달며 시간을 할애하고 공감을 보이며 직원들과 감성적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상헌 사장의 취임과 함께 NHN은 중요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사내 핵심역량 중 하나인 광고와 인프라스트럭처 플랫폼 영역을 분사해 NHN 비즈니스플랫폼(NBP)으로 독립시켰다. NHN은 사용자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인프라 운영과 광고 등은 NBP가 도맡아 서로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NBP는 NHN의 지난 10년간 네이버를 운영하면서 쌓았던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이를 NHN은 물론 다른 인터넷 사업자들과도 공유해 국내 IT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비스 영역에서도 지난해 인수했던 미투데이, 윙버스 등 콘텐츠 서비스를 활용해 모바일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한편 옛날 뉴스 서비스, 블로그 개방화 등 굵직한 변화를 선보이며 네이버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폐쇄적인 왕국 네이버가 주변 IT산업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일조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다.

조직 내부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효과적인 조직관리와 합리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CEO 레터와 CEO 다이얼로그를 적절히 활용하며 소통경영을 펼치고 있다. 김상헌 사장은 "이를 통해 글로벌 업체들이 주도하는 인터넷 시장에서 한국의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회사 내 주요 정책이나 제도에 관한 의사결정도 투명하게 공개하며 사내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신사옥의 인테리어나 보육원의 설치 등 직원들의 다양한 요구반영이 필요한 사안은 그때마다 별도 협의체를 만들어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있으며 개별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며 직원들의 세세한 요구들까지 듣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He is…

△1963년 서울 출생 △배재고, 서울대 법과대학 학사,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 로스쿨 석사 △93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95년 서울지방법원 지적소유권전담 판사 △96년 LG 회장실(구조조정본부) 상임변호사 △2003년 LG 법무팀장(부사장) △2007년 NHN 경영고문 △2008년 NHN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2009년 NHN 대표이사 사장

[최광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홍기준 한화석유화학 사장
`서번트 리더십` 통해 직원에게 氣 팍팍
`펀 경영`으로 즐거운 일터 만들기
유화중심서 태양전지등 사업다각화

홍기준 사장이 한화석유화학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올해 1월. 취임 6개월을 맞이하면서 그동안 주도해왔던 변화와 혁신의 활동들이 가시적인 성과들을 내고 있다. 홍기준 사장이 일궈내고 있는 변화의 결실이 시작된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석유화학의 경영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부임한 그가 2007년 1월부터 시작한 일련의 노력들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한화석유화학은 1965년 설립 이후 1966년 국내 최초로 PVC 생산을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염소ㆍ가성소다(CA) 등을 국내 처음으로 생산하며 우리나라의 화학산업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홍 사장은 이러한 안정적인 사업구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화학 선도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2월 말, `비전 및 브랜드 선포식`을 하고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까지의 중장기 경영전략과 비전을 천명한 것.

홍 사장이 한화석유화학의 중장기 비전으로 제시한 것은 바로 `글로벌 케미칼 리더 2015`(Global Chemical Leader 2015)다.

이는 한화석유화학이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까지 내수 중심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유화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다각화된 사업구조로 완전 변모하겠다는 의지와 의미를 담고 있다.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제시한 4가지 중점 추진전략은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 △혁신적인 원가경쟁력 강화 △사업 합리화 및 재무구조 개선 △조직문화 혁신 등이다.

비전에 따라 최근 한화석유화학은 새로운 사업개발을 위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새롭게 발굴하고 있는 신수종 사업의 적기 진입, 유화사업 해외기반 확대, 적극적 인수ㆍ합병(M&A) 등 3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기존에 추진 중인 대표적인 신성장 녹색사업인 태양전지 셀 제조사업에 더해 태양전지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제조에도 참여해 `폴리실리콘에서 셀`에 이르는 생산체제의 수직계열화를 구축, 시너지 효과를 배가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태양전지 셀 사업으로만 2015년 약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혁신과 투자가 밑바탕에 깔리자 한화석유화학은 매출액에서 2007년 12%, 2008년 24% 성장하는 등 높은 성장률을 시현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7502억원, 영업이익 1403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이와 같은 경영실적은 홍 사장이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조직문화 혁신활동에도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홍 사장은 한화석유화학과 인연을 맺은 2007년 1월부터 기존 석유화학사의 문화에서 벗어나 `일하는 것이 즐거운 일터`를 만들어가자고 꾸준히 역설해오고 있다. `일하는 것이 즐거운 일터`란 상사와 동료 간에 존중하고 배려하는 일터,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성장하는 일터, 일하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는 일터를 의미한다.

이를 위해 홍 사장이 직접 실천한 것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현장에서 직원들과의 대화를 위해 적극 나선 것. 홍 사장은 2007년부터 2년 동안 총 52회의 직급별ㆍ직군별 간담회를 하고 직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He is…

△1950년 충주 출생 △서울고, 서울대 공과대학 화학공학과 졸업 △75년 경인에너지 입사 △94년 한화에너지 기획실장(이사) △97년 한화에너지 정유사업본부장(상무) △2000년 한국종합에너지 사업부문장(상무) △2001년 한국종합에너지 대표이사 △2005년 드림파마 대표이사 △2007년 한화석유화학 부사장 △2009년 한화석유화학 대표이사 △2009년~현재 한국클로르알카리공업협회 회장

[홍장원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서승화 한국타이어 사장
직원에게 형님처럼 삼촌처럼 건강까지 챙기는 배려형 리더
근로환경 개선시스템 구축 위해 향후 3년간 300억이상 투자할것

서울 강남 역삼동 본사에서 만난 서승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61). 그의 조그만 휴대용 수첩 6월 30일자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부산지점 A사원 95㎏으로 감량.` 지난 3월 부산지점을 방문했을 때 체중이 과다한 A사원이 눈에 띄어 이 직원과 3개월간 10~15㎏을 빼도록 약속을 받아뒀다. 서 대표는 7월 초쯤 직접 전화를 걸어 체중 감량에 성공했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얼마 전에도 순천지점 직원에게 `감량 약속`을 지켰는지 전화를 걸었다. `설마 나에게까지 직접 확인할까`라고 생각했던 이 직원은 서 대표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서 대표는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을 보면 항상 `금연`을 강조해왔다. 금연을 하고 건강을 챙기는 것은 본인은 물론 부인과 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그가 취임 후 겪었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2007년 공장 직원 돌연사 문제다. 정부가 수차례에 걸쳐 역학조사를 실시한 뒤 `공장 환경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이 나왔지만 많이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10년간 퇴직자를 포함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도 해봤다. 조사 결과 일반 국민과 제조업 자체 평균보다 사망률이 낮았고, 타이어업계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로 나왔다. "비판적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초기에는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 나중에는 `아예 이번 기회에 직원들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자`는 욕심을 갖게 됐습니다."

체계적인 근로환경 개선과 직원 건강을 위해 지난해부터 2011년까지 3년간 3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세대 한양대 등 4개 대학 연구소와 함께 환경ㆍ보건ㆍ안전을 의미하는 EHS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직원 화합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바쁜 일정 중에도 신입사원이나 팀별로 식사 자리를 마련해 직원들을 고루 격려해왔다.

이처럼 서 대표 리더십 스타일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배려`라고 할 수 있다. 1973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36년간 일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조직과 직원들을 잘 안다.

한 직원은 "업무 처리는 엄격하지만 평상시 직원을 대할 때는 형님이나 삼촌처럼 다정다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리더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위기가 몰아친 가운데서도 한국타이어를 글로벌 타이어업체로 발돋움시켰다.

서 대표는 취임 이후 한국 미주 유럽 중국 지역으로 편재된 지역본부제를 한층 강화하고 시장 성숙도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가시적인 성과는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한국타이어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20% 안팎을 기록하며 수위를 고수하고 있다. 아우디 A6 등 럭셔리 차량은 물론이고 폭스바겐과 현대ㆍ기아차 등에도 골고루 공급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에서만 전 세계 수요 중 2%인 2900만개를 생산하고 있다.

중국시장 유통망을 장악하기 위해서도 힘썼다. 2007년 중국 상하이에 고급타이어 전문점인 티스테이션(T`station) 국외 1호점을 오픈한 뒤 현재 20여 개 점포로 확대했다. 현지 반응이 좋아 2013년까지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300여 개 가맹점을 설치하고 다른 국가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성과에는 중동 미국 영국 독일 등 외국에서 17년간 근무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한 게 주효했다.

서 대표가 취임한 후 가장 역점을 뒀던 목표는 `한국타이어=글로벌 메이저 타이어업체`다. 이를 위해 제품과 서비스 품질 향상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주력했다.

■ He is…

△1948년 양주 출생 △서울 보성고 , 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졸업△1973년 한국타이어 입사 △1996년 해외마케팅 담당 이사 △1998년 미국법인장 △2001년 해외 영업본부장 △2003년 마케팅본부장 △2006년 구주본부 사장 △2007년 대표이사 사장

[김정욱 기자]
[CEO 변화의 리더십] 김종호 금호타이어 사장
경쟁력 회복은 탄탄한 기본의 힘, 원칙에 충실한 현장경영 전문가
30년간 해외시장 개척하며 잔뼈 굵어…스포츠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여

전 세계적인 자동차 업계 파산과 실적 부진, 이로 인한 타이어업계 매출 감소가 한창이던 지난 4월 금호타이어는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새로 사장에 취임한 김종호 사장(61)이 그 주인공. 금호타이어 출신이기는 하지만 아시아나IDT 사장을 맡고 있었기에 친정으로 복귀한 셈이다. 금호타이어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대표하는 간판 회사임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그룹 안팎에서는 김 사장을 금호타이어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 김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금호타이어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우자"고 역설했다.

김 사장 경영철학 기저에는 현장 경영 정신이 배어 있다. 발로 뛰지 않고 책상에 앉아 머리만 굴리는 일은 김 사장 체질에 맞지 않는다. 4월 취임 이후 내수 영업 일선 현장을 둘러보고 시장 현황을 체크하거나 국외 법인을 돌며 현지 시장 영업력 강화와 시스템 측면에 대한 개선 방안을 지시했다. 공장과 연구소에서는 제품 연구개발을 독려하고 생산성 향상에 힘쓰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모든 성과물들은 책상에서 고민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실상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현장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30년간 싱가포르 중동 시드니 뉴욕 등에서 초기 외국시장 개척과 국외 영업ㆍ마케팅을 담당한 전문가로서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최근 미국 뉴저지에 북미 지역 첫 타이어 유통 전문인 타이어 포유를 오픈하고 적극적인 국외 유통시장 개척과 함께 국외 영업네트워크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또한 북미 유럽 중국 등 주력 수출지역 외에도 중동과 신흥 아시아시장 공략을 통해 신규 시장 개척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사장의 또 다른 특징은 엄격한 원칙주의자라는 점이다. 김 사장은 취임 첫날 가장 먼저 내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제목은 `지피지기와 기본에 충실하자`였다.

그는 "위기의 이 순간,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우리 현실을 돌아보는 것이고, 핵심 경쟁력들의 기초를 단단하게 구축해 나간다면 얼마든지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회복에는 기본기를 탄탄히 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방법 외에 다른 방도는 없다는 의미다. 그의 원칙주의자적 면모를 보여주는 다른 사례도 있다. 취임 첫 주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각 부서 팀장과 상견례하는 자리로 마련한 북한산 등반에서 몇몇 팀장이 지름길로 가거나 중도에 하산해 식당에 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김 사장은 참석한 전 직원을 호출하여 처음부터 다시 등산하도록 했다. 함께하기로 결심했다면 원칙을 지켜 끝을 보라는 의미였다.

김 사장은 또 스포츠마케팅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김 사장은 세계 최고 자동차 기술 경연장인 모터스포츠 대회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폰서십 등에 참여하여 금호타이어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에 진력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스포츠마케팅의 현재보다 미래에 주목한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 세계적인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4년 계약을 맺고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맨유 주요 타깃 시장 중 중국과 영국에서는 2008년 금호타이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3%, 20%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복합물류 사장을 역임하는 동안 김 사장은 직원 성과를 극대화하는 경영 전략으로 5배 성장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 He is…

△1948년 서울 출생 △서울 중앙고, 경희대 경제학과 졸업 △1976년 미국 페어레이디킨슨 대학 경영학 석사 △1995년 금호타이어 뉴욕사무소장 △1999년 금호타이어 해외영업담당 상무 △2005년 한국복합물류 사장 △2008년 아시아나IDT 사장 △2009년 금호타이어 사장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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