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 1

d푸른하늘b 2010. 4. 6. 11:36

네덜란드 대표적 농업학교 `PTC+`
고수익 농장경영 노하우 1대1 전수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 ① 네덜란드 농민의 기업가 정신◆

네덜란드 농민의 강점은 끊임없이 혁신한다는 것. 얀 퐁거스 바헤닝언UR 아시아 데스크는 "스스로 교육하고 다시 또 교육하는 게 네덜란드 농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네덜란드 농민을 뒷받침하는 교육기관은 어떤 모습일까. 암스테르담에서 동쪽으로 차를 달려 바르네벌트에 있는 PTC+(Practical Training Center Plus)를 찾았다.

PTC+는 원래 12개의 서로 다른 정부 기관이었지만 지금은 한 개로 통합해 민영화됐다.

베르투스 브롱커스트 PTC+ 국제 비즈니스 매니저는 "농민에게 교육이 필요하다면 농민 스스로 교육비를 내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민영화로 PTC+의 교육 프로그램은 철저한 맞춤형 현장 교육으로 변했다. 농민이 스스로 호주머니를 털어 교육비를 내게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우리는 박사가 필요 없어요. 트레이너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프로페셔널이에요."

PTC+는 한 명의 트레이너가 8~10명의 농민을 맡는다. 이보다 학생수가 많으면 현장 밀착형 교육을 실시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한 가지. 자칫 트레이너들이 끊임없이 혁신한다는 네덜란드 농민보다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일은 없을까. 한국의 농민 지도기관인 농촌기술센터는 농민보다 못하다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PTC+는 상업적인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너들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면서 끊임없이 현실 문제를 고민하게 됩니다."

PTC+ 농장의 수익성이 낮다면 농민이 PTC+에서 교육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게 PTC+의 생각이다. 브롱커스트 매니저는 "농민의 농장이 왜 PTC+ 농장의 수익성보다 낮은지 농민과 토론하며 해결책을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PTC+ 교육은 철저하게 농민의 수익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농민이 돈을 내고 교육을 받는 목적은 소득을 높이자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게 브롱커스트 매니저의 설명이다.

[기획취재팀 = 도쿄 = 정혁훈 차장 / 알스메르ㆍ바르네벌트(네덜란드) = 김인수 기자 / 신헌철 기자 / 최승진 기자]

 

네덜란드 농민조합은 전문경영인체제
마르셀 클라센 플로라 홀란트 상무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 ① 네덜란드 농민의 기업가 정신◆

네덜란드 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립돼 있다는 것.

마르셀 클라센 플로라 홀란트상무이사(managing director)는 "농민들 스스로 전문경영인 체제가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이 커지면서 수출ㆍ물류ㆍ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경영 능력이 필요하게 됐죠."

그러나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20년 전만 해도 농민들이 전문경영인을 찾아와 경영에 간섭했다.

"오랜 토론 끝에 전문경영인 체제가 최선이라는 합의에 도달했어요. 높은 가격에 더 많은 농산물을 팔려면 경영 전문가들이 필요하니까요."

플로라 홀란트는 총회에서 농민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회는 4명의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매니지먼트 팀을 조직한다.

또 네덜란드 조합은 철저하게 고객 중심이다. 조합이 경쟁국의 농산물을 수입해 파는 것도 그래서다. 플로라 홀란트도 케냐 등에서 연간 9억2000만달러어치의 꽃을 수입한다. "고객의 모든 수요를 만족시켜야 농민들이 결국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는 게 클라센 상무의 설명이다.

[기획취재팀 = 도쿄 = 정혁훈 차장 / 알스메르ㆍ바르네벌트(네덜란드) = 김인수 기자 / 신헌철 기자 / 최승진 기자]
 
모나코왕국보다 큰 꽃경매시설서 年 70억달러 수출
◆첨단농업 현장을 가다 / ① 네덜란드 농민의 기업가 정신◆

매일경제는 지난달 24일 제17차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아그리젠토 코리아(Agrigento Korea) 첨단 농업 부국의 길`을 제시했다. 매일경제는 기술뿐만 아니라 경영시스템도 첨단인 네덜란드를 찾아 농업 부국의 길을 모색했다. 또 농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는 일본에서 식물공장 등 첨단 기술 농업의 방향을 탐색했다.

플로라 홀란트 경매장에서는 경매에 올려진 꽃에 대한 정보가 대형 프로젝션TV에 표시된다. 이들 정보를 바탕으로 계단식 좌석에 앉은 바이어들이 경매에 참여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 A7고속도로 옆으로 유리온실 단지가 보였다. 아그리포트(Agriport)다.

페트라 바렌스 씨(42)는 20㏊ 면적의 유리온실 한 동을 경영한다. 한국이라면 엄청난 규모겠지만 아그리포트에서는 영세농이다. 아그리포트의 가구당 평균 유리온실 면적이 파프리카는 43㏊, 토마토는 73㏊다.

바렌스 씨의 온실은 공장이었다. 생산라인에 공산품 대신 농산물이 올려져 있다는 것만 달랐다. 파프리카는 땅이 아니라 생산라인 위의 조그만 흙상자에 뿌리를 박고 있었다. 대부분 작업이 자동화돼 있다.

온실 한 편에는 커다란 발전기가 버티고 있었다.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에너지 효율을 크게 높인다는 CHP 발전기였다.

발전기에서 뻗어 나온 파이프가 눈에 띄었다. 바렌스 씨는 "발전 때 부산물인 이산화탄소(CO₂)를 파프리카에 뿌려주는 파이프"라며 "식물은 CO₂가 있으면 더 빨리 자란다"고 말했다. 공기 중 CO₂ 배출은 줄이고 농작물 생산은 늘리며 남는 전기는 판다고 하니 일석삼조다.

바렌스 씨는 기업가다. 사업 규모를 키우고 CO₂ 농법 등 첨단 농법을 도입하고 생산물을 해외로 수출하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바렌스 씨가 특별한 농민은 아니다. 네덜란드는 농민을 기업가로 보기 때문이다. 유럽 최고 연구개발ㆍ교육기관인 바헤닝언UR의 얀 퐁거스 아시아 데스크는 "스스로 혁신하는 기업가 정신 없이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네덜란드 농민은 성과가 눈부시다. 농업인구가 43만명으로 인구의 2.6%지만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책임진다. 또 연간 801억달러를 수출해 321억달러의 흑자를 올렸다.

네덜란드 농민의 강점은 뭉쳤다는것. 조합을 만들어 덩치를 키우고 세계 시장을 개척했다.

스히폴공항 인근의 소도시 알스메르에는 세계 최대 화훼경매조합 `플로라 홀란트` 경매시설이 자리잡고 있다. 연면적이 125만㎡라고 했다. 코엑스몰의 18배다. 300개 화훼 기업이 한 지붕 아래 입주해 있다.

플로라 홀란트의 6개 경매시설은 총 연면적이 265만㎡로 모나코 왕국(190만㎡)보다 넓다. 수출 중개 물량도 엄청나다. 2008년에 무려 70억달러어치의 화훼가 플로라 홀란트를 통해 수출됐다.

2008년 두 개의 축산조합이 합병해 탄생한 `프리슬란트 캄피나`는 연 매출액이 125억달러다.

반면 한국 농민은 뭉치지 못한다. 이를 두고 강원도 양구의 한 농민은 "서로 믿지 못하니까"라고 이유를 댔다. 그는 "농약을 치지 말자는 약속을 어기고 몰래 농약을 치는 농민이 있고 출하 시점 약속을 어기는 농민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농민은 어떻게 신뢰를 쌓았을까. 플로라 홀란트 알스메르 경매장에 해답이 있었다.

경매장에는 2개의 대형 TV가 걸려 있었다.

화면에는 경매가 진행되는 꽃에 대한 온갖 정보가 표시돼 있었다. 가이드가 화면 한 편의 `신뢰지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해당 농가가 과거 100차례 꽃을 공급하면서 조합에 제공한 정보가 얼마나 실제에 부합하는지 등급을 매긴 거예요. 말하자면 평판 등급이죠."

농가가 품질을 속여 꽃을 공급하면 등급이 떨어질 게 분명하다. TV 화면에 표시된 한 농가의 신뢰지수는 A였고 다른 농가는 D였다.

바이어들이 등급이 높은 농가의 제품에 높은 가격을 매길 것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네덜란드에서 한 농민이 다른 농민과 조합을 속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기획취재팀 = 도쿄 = 정혁훈 차장 / 알스메르ㆍ바르네벌트(네덜란드) = 김인수 기자 / 신헌철 기자 /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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