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경제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은
이미 그 일을 달성하기 위해 과거에 들어간 비용을 의미한다.
이 비용은 다시 원상복구할 수 없고 이미 지불되었기 때문에
매몰비용이라 부른다.
예를 들자면,
영화를 보러 택시비 3000원을 들여 극장에 갔다.
극장에 도착해보니 표가 매진되어 영화를 볼 수가 없다.
이때 극장을 가느라 들어간 차비가
바로 매몰비용에 속한다.
큰 의미의 매몰비용에는 시간비용과 기회비용도 포함되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서는 일단 직접적으로 들어간 비용만 생각하기로 하자.
보통 때는 매몰비용이 그리 문제가 되지 않지만
때로는 선택에 심각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영화표를 보니
보고자 했던 영화표는 매진되었지만
다른 영화가 아직 남아 있다.
보려던 영화는 아니었지만 이 영화도 재미있을 것 같아
관람을 고려하게 된다.
그럼 이 영화 한편은 얼마인가?
영화관람료가 7000원이라 한다면
이미 택시비가 3000원이 들어갔으므로
이 영화는 4000원에 보는 것과 같아진다.
보다 엄밀하게는 영화 한편의 관람료가 10000원(관람료+택시비)인데
그중 3000원이 이미 들어갔고 7000원만 더 들이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만일 그 영화가 7000원의 가치가 있다면 보는 것이 옳고
그것도 아깝다면 안보는 것이 옳다.
비슷한 예로 세종시 문제가 있다.
이미 세종시에 10조의 돈이 투입되었는데
모두 완성시키려면 30조가 든다고 하자.
지금 현재 상태에서 본다면
이미 들어간 10조가 아까우므로 계속 해야 할까.
이미 들어간 10조는 매몰비용이므로 고려할 필요는 없다.
지금 상태에서는 세종시가 남은 돈인 20조의 가치를 가지는가의 문제이고
30조는 아니지만 20조의 가치는 있다면
추진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가치가 20조도 안된다면 그만두는 것이 타당하다.
이미 들어간 10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물론, 세종시의 경우 이미 들어간 10조도 경지정리 같은
어떤 가치를 창출했으므로 계산법은 더 복잡하다.
우리가 재테크에서 가장 많이 만나는 문제는
펀드투자에서 만나는 매몰비용이다.
펀드를 적립식으로 가입해서 월 10만원에 100만원을 넣었다.
그런데 손실이 -10%가 나서 10만원의 손해를 보았다.
이때 어떻게 할 것인가?
또는, 이미 10% 수익이 나서 10만원의 이득을 보았다.
이때 어떻게 할 것인가?
매몰비용입장에서 본다면
10만원의 이익이 났든 손실이 났든
그것은 과거에 들어간 매몰비용일 뿐 앞으로의 전개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펀드를 계속 부을 것이냐 그만두고 환매할 것이냐는
앞으로의 전망에 딸린 것이지
현재의 수익과 아무 상관이 없어야 타당하다.
그러나 우리의 결정은 과거의 수익에 큰 영향을 받는다.
결국 비합리성이 나타나는 것이고
이러한 비합리성은 수익의 최적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과거에 이미 저질러진 매몰비용에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성공하는 재테크의 지름길이다.
물론, 과거에 수익 낸 펀드가 앞으로도 더 잘낸다라든가
하는 문제는 접어두고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