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전 이미 자본가의 탐욕을 경계했다 | |||||||||
애덤스미스 (1723년~1790년) | |||||||||
◆ 애덤스미스에서 글로벌위기까지 / 경제학의 도전과 응전 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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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하이에크 말대로 `자유방임시장(free market)`은 인류 발명품이 아니다. 인간 욕망이 낳은 부산물일 따름이다. 우리가 애덤 스미스를 경제학의 도전과 응전의 첫머리에 올리는 이유는 그가 `자본주의, 시장주의`라는 게임 규칙을 처음으로 정연하게 만들어낸 까닭이다. 그는 이기적인 개인행동이 어떻게 공공의 선으로 총합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해냈다. 경제적인 욕망의 분출이 일방적인 해악이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분업`이 국부에 가장 중요하다는 기본원리도 제시했다. 18세기는 산업혁명과 함께 전례없이 급격하게 유럽 경제가 물적인 외연 확장을 이루던 때였다. 식민지 무역을 통해 상업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은행 시스템이 유럽 전역에 퍼진 데다 소규모 공장들이 급증했다. 철학적으로 인간은 수백 년간 억눌렸던 `신(神)`에게 막 작별을 고한 참이었다. ◆ `새 질서`를 제시한 거목 = 억눌렸던 부(富)에 대한 욕망이 사회 전 분야에 거침없이 끓어넘쳤다. 그의 주장은 이후 75년간 학계를 지배했고, 200년이 지난 지금도 경제학의 기본원칙이다. 애덤 스미스는 1723년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14세 때 글래스고대학에 입학해 같은 대학에서 교수로 1763년까지 머물렀다. 청장년을 산업혁명 출발지이자 상업과 교역 중심지에서 보낸 것이다. 새 시대 주인공들, 자본가 상인 공장주가 원하는 바를 불편부당하게 서술한 배경에는 그의 풍부한 현장경험이 있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을 신봉했지만 자본가와 상인들 탐욕에 대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 경제학자였지만 한편으론 `도덕감정론`을 저술한 윤리학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했다. 그는 모든 개인이 본인 행동을 `공명정대한 관찰자`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을 권했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중상주의 보호무역과 상업, 제조업 길드의 독점권을 비판했다. 그는 국가 개입 최소화를 주창했다. 국가는 평화, 까다롭지 않은 조세, 관용적인 사회정의 구현 등만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개인에게 맡기라고 설파했다. ◆ 그가 남긴 유산`시장주의와 분업`
먼저 자유방임주의를 설명한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명제는 금융위기로 빛이 바랬지만 현대경제학에서도 상당 기간 신자유주의의 이론적인 고향이 됐다. 모든 개인들이 사익만을 위해 노력하면 보이지 않은 손의 인도를 받아 누구도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 즉 공익이 증대한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고 그 작동 원리를 신뢰하면 대부분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부분은 그가 `분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다는 것이다. 그는 저 유명한 핀공장 사례를 통해 일을 전문화와 분업화하는 것만으로 생산량을 40만%나 폭증시킬 수 있음을 증명했다. △노동자들이 일에 더 숙달되고 △작업 전환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며 △작업능률을 올릴 공구나 기계가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요점이다. `분업`에 대한 그의 심안은 이후 카를 마르크스 등 유물론이나 공산주의 사상에도 일정 부분 맹아 구실을 했다. 오늘날 생산성 향상을 외치는 대부분 중소기업들도 역시 그의 논리에 기대고 있다. ◆ 애덤 스미스의 다른 쪽 얼굴도 주목할 때 = 아직 사람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작은 정부 철학을 얘기할 때 애덤 스미스를 곧잘 인용한다. 규제 완화와 감세를 주장하며 등장한 1980년대 미국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 심벌이 애덤 스미스였다는 건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하자 일각에선 "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맹신이 과도한 탐욕과 어우러져 위기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그가 사람의 노동을 물적 자본으로 치환했다는 비판도 한다. 이런 비판은 그가 인간 이기심에만 의존했다고 단언하는 신자유주의식 해석만큼이나 온당치 않다. 현대에서 그는 `시장`을 무조건 신봉하는 한쪽 얼굴로만 비치고 있다. 그러나 그가 항상 농민과 가난한 노동자를 위해 `공정성`을 함께 외쳤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위기는 농민과 노동자를 생각하고 자본가 탐욕을 경계했던 스미스의 다른 얼굴에도 조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 스미스`국부론`의 명언들 "우리가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이나 양조장 주인 박애심 덕이 아니다. 그들의 돈벌이에 대한 관심 덕이다." "국민의 부는 금 은의 보유량에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조직적 작업능률에 비례한다. 분업은 국부 증대의 필수요소다." [특별취재팀 = 허연 차장 / 김태근 기자 / 박만원 기자 / 유용하 기자 / 한예경 기자 / 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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